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오른쪽)과 부방 베트남증권위원회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오른쪽)과 부방 베트남증권위원회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국내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정부의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을 자문한다. 회사는 이를 발판으로 현지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신한은행 등 계열 금융사들과 협업을 강화해 베트남 금융시장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증권위원회(SSC)와 협력 협약을 맺었다. SSC는 베트남 재무부 소속으로 한국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역할을 맡고 있는 정부기관이다. 이번 협약으로 신한금융투자는 SSC에 선물옵션 시장과 부실채권(NPL) 시장에 대한 결제시스템, 운영 노하우 등을 전수하게 된다.

베트남 정부는 2016년 선물옵션 시장 개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이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인프라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공모펀드 같은 각종 금융상품 도입도 추진한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은행과 증권사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NPL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베트남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선물옵션과 NPL 부문의 자문을 맡은 만큼 초기 사업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이번 협약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전략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는 현지 증권사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지만 현지 증권사 경영권을 인수해 진출한 사례는 아직 없다.

신한금융투자는 또 신한금융그룹 내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과 베트남 현지 사업 시너지도 모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운용 중인 10개의 베트남 지점은 총 자산 17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현지화에 성공한 만큼 신한금융투자의 투자금융 영역을 합치면 고객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