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오염되는 '정보의 바다' 통제가 답?
인터넷은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개인이 접할 수 있는 지식의 폭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 없는 정보 수집은 상상하기 힘든 세상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전문가용 컴퓨터가 아닌 스마트폰이라 하더라도 온갖 정보를 손쉽게 얻는다. 문제는 인터넷이 유익한 정보만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조너선 지트레인 하버드대 법학과 교수는 《인터넷의 미래》에서 “인터넷이 포르노와 스팸, 바이러스로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잠금 시스템이 강화돼 소수 통제자의 손에 맡겨지는 미래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트레인 교수는 인터넷과 사회를 위한 버크만연구소의 공동 창립자이자 현 소장으로 디지털 재산과 콘텐츠의 통제, 전자 프라이버시, 인터넷 관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자는 인터넷이 확산될 수 있었던 원인을 ‘생성성(generativity)’에서 찾는다. 국내에서는 낯선 개념인 생성성은 생식성, 번식성, 생산성 등으로도 번역됐다. 이 용어는 개방성과 창조성, 혁신성을 기반으로 한 확산을 의미한다. 인터넷이 급격한 속도로 전 세계에 퍼져나간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인터넷의 미래가 마냥 밝은 것은 아니다. 생성성으로 확장된 인터넷 세계는 부작용의 확산도 몰고 왔다. 컴퓨터는 바이러스에 오염되고, 인터넷은 개방적 윤리성이 희박한 이들 때문에 남용된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잠금 시스템이 강화되고 이를 몇몇 통제자(게이트키퍼)가 쥐락펴락한다. 잠금에는 규제와 감시, 통제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런 정보 통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는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이용자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대로 고칠 수 없게 만들고, 이것이 인터넷의 자생적 기술혁신 능력을 제한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런 ‘잠금 강화’ 추세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로운 생성성’을 제안한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사례는 인터넷의 열린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다. 그는 “사람들은 위키피디아 콘텐츠의 모든 것을 마음대로 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키피디아에 자료를 제공하거나 바꾸는 여러 가지 방식을 마음대로 실험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공동체 윤리와 감시 활동을 통해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