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새로움'이 혁신…미래는 '유용성'이 트렌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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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래학자가 예측한 30년 후 메가트렌드
메가트렌드 2045
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 배진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사 / 416쪽 / 1만6000원
메가트렌드 2045
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 배진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사 / 416쪽 / 1만6000원
톰 피터스는 1982년 미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43개 기업을 연구한 《초우량 기업의 조건》을 펴냈다. 하지만 책이 출간된 지 2년도 지나지 않아 이들 기업의 3분의 1이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했고, 10년 후에는 절반 정도가 몰락하거나 아예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독일의 저명한 미래학자인 마티아스 호르크스(사진)는 《메가트렌드 2045》에서 세계를 서서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메가트렌드의 생성과 의미를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2045년의 모습을 예측한다. 저자는 현재 세상을 움직이는 메가트렌드의 주요 요소로 꼽은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과 여성화, 개인화, 고령화, 도시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설명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를 합친 말로, 세계화를 지향하되 현지 풍토를 존중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여성화는 여성 문화와 남성 문화의 요소를 보다 효과적으로 결합하고, 개인화는 ‘나’와 ‘우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한다. 고령화는 지혜라는 새로운 잠재력을 탄생시키고, 도시화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압축된 장소로 집결시킨다.
저자는 메가트렌드 관점에서 초우량기업의 수명을 분석한다. 피터스가 《초우량 기업의 조건》에서 언급한 기업들은 모두 미래 생존 능력의 중요한 자질로 간주되는 ‘비전’을 갖춘 기업이었다. 하지만 ‘사라진 기업’들에서 비전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핵심적인 이유는 의도했던 것과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기업은 목적 의식으로 충만해 진화의 중요 법칙인 ‘피드백’과 ‘다양성’을 간과하게 된다.
애플은 파산 위기를 여러 번 겪으면서 교훈을 얻었다. ‘쉽게 다룰 수 있는, 멋지고 창의적인 컴퓨터’라는 비전 때문에 좌절을 거듭했다. 1990년대 PC 세계에서 그런 비전은 승산이 없었다. 아이팟의 등장으로 음악을 듣거나 소유하는 방법이 바뀌자 비로소 컴퓨터 진화 역사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 우리가 애플에 열광하는 이유는 ‘진화의 심연’에 대한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어느 순간 갑자기 가능해진 일’이 혁신을 이끄는 주체였다. 하지만 미래 혁신의 주체는 ‘그것이 얼마나 유용한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혁신 자체보다 ‘개방성과 다양성이 지배하는 곳은 어디인가’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한 가지 사실을 얘기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트렌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의 의견을 모방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지속 가능성’은 장기적인 전략과 이산화탄소 감축, 원자재 재활용을 지향하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운동이 구체적으로 감지될 때 비로소 진정한 메가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메가트렌드는 개별적인 트렌드와 달리 ‘장기성, 복합성, 세계성, 견고함, 느린 속도’ 등의 특성을 갖는다.
유전공학은 여전히 기대할 것이 많은 기술이지만 메가트렌드는 아니다. 러시아 경제학자 콘트라티예프가 말한 추진력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와 경제, 생활 전반에 전면적인 영향력을 미칠 트렌드는 아니기 때문이다.
메가트렌드는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 근본적인 변화과정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메가트렌드를 반영하는 각종 지표들은 연간 평균 1% 포인트 정도 증가해왔다. 선진국에서 ‘지식근로자’ 수는 대략 연간 1%포인트 씩 증가하고 있다. 기업에서 1차 활동(생산)이 차지하는 몫이 2차 활동(관리), 3차 활동(혁신, 마케팅 등)으로 옮겨가는 속도도 대략 1%다.
경기순환 이론 중에 경기 변동이 기술 혁신에 의해 보통 50년을 주기로 장기 순환한다는 ‘콘트라티예프 주기’가 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이 주기가 약 50년 간격으로 이어졌다. 처음 증기기관으로 시작해 철도, 전기와 화학, 자동차와 석유화학, 컴퓨터와 정보까지 다섯 차례 주기가 이어졌다.
오늘날 우리는 다섯 번째 주기인 컴퓨터의 물결과 여섯 번째 주기인 미지의 물결 사이에 놓여 있다. 현재 세계는 경기 후퇴라는 난기류에 봉착했다. 이 난제를 뚫고 맞이하는 여섯 번째 주기는 2045년께 정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2045년이 되면 교육과 건강 등의 영역에서 개인 코치나 치료사에게 비용을 지출하는 ‘자아 시장’이 호황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람들이 메가트렌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뭔가를 놓쳐버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무관치 않다. 메가트렌드에 가장 먼저 손을 뻗는 이들은 마케팅 종사자다. 역사에 남을 성공을 이룩한 기업인들은 기업을 조종하지 않는다. 이들은 기업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메가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며 다양한 오류를 체험한다. 그 결과 성장이 지속되고 도약이 거듭된다.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
독일의 저명한 미래학자인 마티아스 호르크스(사진)는 《메가트렌드 2045》에서 세계를 서서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메가트렌드의 생성과 의미를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2045년의 모습을 예측한다. 저자는 현재 세상을 움직이는 메가트렌드의 주요 요소로 꼽은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과 여성화, 개인화, 고령화, 도시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설명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를 합친 말로, 세계화를 지향하되 현지 풍토를 존중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여성화는 여성 문화와 남성 문화의 요소를 보다 효과적으로 결합하고, 개인화는 ‘나’와 ‘우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한다. 고령화는 지혜라는 새로운 잠재력을 탄생시키고, 도시화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압축된 장소로 집결시킨다.
저자는 메가트렌드 관점에서 초우량기업의 수명을 분석한다. 피터스가 《초우량 기업의 조건》에서 언급한 기업들은 모두 미래 생존 능력의 중요한 자질로 간주되는 ‘비전’을 갖춘 기업이었다. 하지만 ‘사라진 기업’들에서 비전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핵심적인 이유는 의도했던 것과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기업은 목적 의식으로 충만해 진화의 중요 법칙인 ‘피드백’과 ‘다양성’을 간과하게 된다.
애플은 파산 위기를 여러 번 겪으면서 교훈을 얻었다. ‘쉽게 다룰 수 있는, 멋지고 창의적인 컴퓨터’라는 비전 때문에 좌절을 거듭했다. 1990년대 PC 세계에서 그런 비전은 승산이 없었다. 아이팟의 등장으로 음악을 듣거나 소유하는 방법이 바뀌자 비로소 컴퓨터 진화 역사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 우리가 애플에 열광하는 이유는 ‘진화의 심연’에 대한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어느 순간 갑자기 가능해진 일’이 혁신을 이끄는 주체였다. 하지만 미래 혁신의 주체는 ‘그것이 얼마나 유용한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혁신 자체보다 ‘개방성과 다양성이 지배하는 곳은 어디인가’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한 가지 사실을 얘기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트렌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의 의견을 모방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지속 가능성’은 장기적인 전략과 이산화탄소 감축, 원자재 재활용을 지향하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운동이 구체적으로 감지될 때 비로소 진정한 메가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메가트렌드는 개별적인 트렌드와 달리 ‘장기성, 복합성, 세계성, 견고함, 느린 속도’ 등의 특성을 갖는다.
유전공학은 여전히 기대할 것이 많은 기술이지만 메가트렌드는 아니다. 러시아 경제학자 콘트라티예프가 말한 추진력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와 경제, 생활 전반에 전면적인 영향력을 미칠 트렌드는 아니기 때문이다.
메가트렌드는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 근본적인 변화과정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메가트렌드를 반영하는 각종 지표들은 연간 평균 1% 포인트 정도 증가해왔다. 선진국에서 ‘지식근로자’ 수는 대략 연간 1%포인트 씩 증가하고 있다. 기업에서 1차 활동(생산)이 차지하는 몫이 2차 활동(관리), 3차 활동(혁신, 마케팅 등)으로 옮겨가는 속도도 대략 1%다.
경기순환 이론 중에 경기 변동이 기술 혁신에 의해 보통 50년을 주기로 장기 순환한다는 ‘콘트라티예프 주기’가 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이 주기가 약 50년 간격으로 이어졌다. 처음 증기기관으로 시작해 철도, 전기와 화학, 자동차와 석유화학, 컴퓨터와 정보까지 다섯 차례 주기가 이어졌다.
오늘날 우리는 다섯 번째 주기인 컴퓨터의 물결과 여섯 번째 주기인 미지의 물결 사이에 놓여 있다. 현재 세계는 경기 후퇴라는 난기류에 봉착했다. 이 난제를 뚫고 맞이하는 여섯 번째 주기는 2045년께 정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2045년이 되면 교육과 건강 등의 영역에서 개인 코치나 치료사에게 비용을 지출하는 ‘자아 시장’이 호황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람들이 메가트렌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뭔가를 놓쳐버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무관치 않다. 메가트렌드에 가장 먼저 손을 뻗는 이들은 마케팅 종사자다. 역사에 남을 성공을 이룩한 기업인들은 기업을 조종하지 않는다. 이들은 기업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메가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며 다양한 오류를 체험한다. 그 결과 성장이 지속되고 도약이 거듭된다.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