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갑질’을 해온 홈쇼핑업체는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시킬 수 있다는 국무총리의 발언이 전해지자 홈쇼핑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만난 자리에서 “TV홈쇼핑사의 불합리한 관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사업자 재승인 시 불이익 조치 등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년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는 곳은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등이다.

홈쇼핑 업체 관계자들은 총리 발언에 불안감과 불만을 동시에 드러냈다. A홈쇼핑 관계자는 “불합리한 관행이 일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개선했다”며 “유통업계의 모든 문제가 전체 유통 규모의 5% 정도만 차지하는 홈쇼핑만의 문제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B홈쇼핑 관계자는 “상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영업 담당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관련 작업이 잘 추진되지 않고 있다”며 “홈쇼핑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팔아보려던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승인 심사를 앞둔 업체는 정부의 방침을 적극적으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C홈쇼핑 관계자는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했다.

홈쇼핑업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까지 홈쇼핑 6개사를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