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기금 현장리포트] "1000억 기금, 1%만 수익내도 수백명에게 장학금…총장부터 인식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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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 대학에 부는 OCIO 열풍
국내 정·관·학계 투자풀 도입 논의
4년제 사립대 기금 규모
2013년 8조2079억원, 2009년 7조873억원
국내 정·관·학계 투자풀 도입 논의
4년제 사립대 기금 규모
2013년 8조2079억원, 2009년 7조873억원
“1000억원 기금에서 수익률 1%만 올리면 수백명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는데 왜 그런 노력을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 및 정·관·학계 전문가들이 지난 11일 대학 기금 투자풀 도입을 위한 첫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위경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참석자들은 ‘등록금의 대학재정 이전이 전면 금지된 만큼 기금 운용 능력이 앞으로는 대학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투자풀 방식을 도입해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용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다짐했다.
안 의원은 “전문성이 없는 대학 실무진 한두 명이 기금을 운용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나타난다”며 “기존 연기금 투자풀처럼 전문가들이 책임지고 돈을 굴리는 대학 기금 투자풀 도입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기금의 고유성격에 맞는 투자풀을 별도로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기존 기획재정부 연기금 투자풀에 대학 기금을 추가로 편입하는 방안과 교육부 산하에 별도의 투자풀을 설치하는 방안의 장·단점을 논의한 결과다. 한완선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기금은 여차하면 빼서 써야 하기 때문에 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하기 어려운 반면 대학은 장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도 할 수 있다”며 “기금 운용 성격이 다른 만큼 별도로 투자풀을 구성하는 게 맞다”고 했다.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투자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원근 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들에 투자풀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강제하기보다는 대학 스스로 참여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대학이 기금만 쌓아놓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만큼 기금 운용 수익이 학생, 교수나 학교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길용수 한국사학진흥재단 감사팀장은 “미국 대학들도 1970년대부터 기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며 “우리도 기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려면 대학 기금에 대한 총장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 및 정·관·학계 전문가들이 지난 11일 대학 기금 투자풀 도입을 위한 첫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위경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참석자들은 ‘등록금의 대학재정 이전이 전면 금지된 만큼 기금 운용 능력이 앞으로는 대학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투자풀 방식을 도입해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용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다짐했다.
안 의원은 “전문성이 없는 대학 실무진 한두 명이 기금을 운용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나타난다”며 “기존 연기금 투자풀처럼 전문가들이 책임지고 돈을 굴리는 대학 기금 투자풀 도입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기금의 고유성격에 맞는 투자풀을 별도로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기존 기획재정부 연기금 투자풀에 대학 기금을 추가로 편입하는 방안과 교육부 산하에 별도의 투자풀을 설치하는 방안의 장·단점을 논의한 결과다. 한완선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기금은 여차하면 빼서 써야 하기 때문에 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하기 어려운 반면 대학은 장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도 할 수 있다”며 “기금 운용 성격이 다른 만큼 별도로 투자풀을 구성하는 게 맞다”고 했다.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투자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원근 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들에 투자풀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강제하기보다는 대학 스스로 참여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대학이 기금만 쌓아놓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만큼 기금 운용 수익이 학생, 교수나 학교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길용수 한국사학진흥재단 감사팀장은 “미국 대학들도 1970년대부터 기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며 “우리도 기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려면 대학 기금에 대한 총장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