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에서 아파트 청약 경쟁이 뜨겁다. 1순위 청약자가 지난 5월에 비해 최대 23배 증가했을 정도다.

생활기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수요 기반이 탄탄한 데다 내년 2월께 청약통장 1순위자가 대폭 늘어나는 등 청약제도 변경을 앞두고 있어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아파트 청약에 대거 나서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봄바람보다 거센 가을 청약 바람

지난달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된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 4.0’은 총 740가구 중 특별공급분 146가구를 제외한 594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6812명이 지원, 평균 1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은 98 대 1이었고 정계약 4일 만에 100% 주인을 찾았다. 반면 같은 지역에서 지난 5월 공급된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827가구) 1순위 청약자는 423명에 그쳤다.

미사강변도시와 위례신도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5월 공급된 포스코건설의 ‘더샵 리버포레’(875가구)의 1순위 청약자는 323명이었던 반면 GS건설이 이달 초 공급한 ‘미사강변도시 센트럴자이’(1222가구)에는 7696명이 몰렸다. 1순위 청약 결과 ‘미달’과 ‘6.5 대 1’이라는 경쟁률 차이가 나타났다.

위례신도시에서 지난 5월 나온 ‘위례 엠코 센트로엘’(673가구)과 지난달 선보인 ‘위례 자이’(517가구)의 1순위 청약자는 각각 7301명과 6만2670명으로 집계됐다.

송도국제도시에서도 3년 만에 청약 1순위 마감 단지가 등장했다. 포스코건설이 선보인 ‘더샵 퍼스트파크’(2597가구)에 2765명이 몰렸다. 호반건설이 지난 5월 ‘송도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할 때는 1순위 청약자가 119명에 그쳤다.

◆규제 완화에 웃돈까지 붙어

이처럼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1순위 청약자가 몰리는 건 청약제도 변경 등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기반시설이 잘 갖춰지는 신도시에 대한 관심 고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내년 2월부터는 수도권에서 청약통장 가입 1년만 지나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2년이 경과해야 1순위 자격을 줬다. 2순위자 380만명가량이 1순위 자격을 얻어 1순위자가 1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의 1순위자만 700만명에 육박한다.

‘9·1 부동산 대책’에서 대규모 신도시 개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것도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가 인기를 누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교통 교육 상업시설 등이 두루 갖춰지는 신도시 단지의 희소가치가 부각된다는 얘기다.

신도시들이 단순한 거주 위주의 베드타운이 아닌 자급자족 기능을 갖추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청약한 단지들은 역세권 등 해당 신도시의 핵심 입지에 자리잡고 있다.

전세난 속에 실수요자와 더불어 웃돈을 노린 투자자들이 가세한 것도 청약 경쟁을 부채질한 요인이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세원 팀장은 “내년 초 1순위 청약자 확대를 앞두고 청약통장을 미리 활용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사장도 “서울 접근성이 좋은 신도시라는 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당분간 신도시 청약 불패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