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사막의 여우' 로멜
1891년 오늘은 히틀러의 오른팔, ‘사막의 여우’ 로멜이 태어난 날이다. 세계를 뒤흔든 장군답게 젊었을 때 열정적인 로맨스를 겪었다. 단치히 사관후보생 시절 세 살 연하 루시아와 사랑에 빠졌고, 소위 임관 후에는 동갑내기 슈테머와 만났다. 하지만 부모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 채 임신한 여자친구 슈테머를 두고 1차 세계대전 전선에 나갔다. 프랑스, 루마니아, 이탈리아 등 전선에서 싸우며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1차 대전 종전 후에는 사회주의 계열 노동운동을 진압했다. 1929년 드레스덴 보병학교에서 사관후보생들을 가르쳤다. 이 과정에서 ‘독일의 부흥’을 위해 히틀러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1937년 대령으로 진급하고 이듬해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하면서 히틀러와 더욱 가까워졌다.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 소위 ‘전차부대’를 진두지휘했다. 1941년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작전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어 ‘사막의 여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이듬해 ‘2차 엘 알라메인’ 전투에서 패한 뒤 기세가 사그라졌다.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저지하지 못해 사면초가에 처했다. 전세가 기운 것을 포착한 뒤 히틀러에 대한 충성과 연합군에 대한 항복 사이에서 계속 고민했다. 사이가 틀어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에 휘말렸다. 1944년 10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음독자살해 생을 마쳤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