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골프장 하이랜드서 럭셔리하게, 가장 한국적인 썬밸리서 편안하게, 우즈가 라운딩한 미모사서 '황제'처럼
필리핀은 한국 골퍼들에게 안식처 같은 곳이다. 치안상의 문제가 불거지기는 했지만 다양한 코스와 조경을 갖춘 골프장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고 여유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것도 필리핀 골프의 장점이다. 사람들이 밀리지 않는 골프장에서 여유있게 라운드를 하며 시원한 산미겔 맥주 한 잔을 음미할 수 있는 곳. 골퍼들이 필리핀을 찾는 이유도 골프를 위한 모든 것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하이랜드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하이랜드 골프장
하이랜드 골프장
필리핀 골프를 이야기할 때 누구나 하이랜드를 첫 손에 꼽는다. 필리핀 공항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타가이타이 지역에 있는 하이랜드 골프장은 필리핀 최고의 골프장으로 대접받는다. 산 정상에 위치해 있어 새벽에 골프장을 찾으면 안개가 주변을 감싸고 있고, 바람이 불고 맑은 날에는 마카티 시내의 높은 빌딩과 저 멀리 민도로 섬까지 보인다. 바다와 산이 조화를 이룬 타가이타이의 진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의 중간에선 세계에서 가장 작은 미니 화산인 따알 화산이 아직도 흰 연기를 뿜어내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타가이타이가 필리핀에서 알아주는 휴양지이다보니 중국 부자는 물론 필리핀 기업인들의 별장이 많다. 하이랜드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도 바로 이들이다.

회원 관리도 철저하다. 유명 인사들이 회원이다보니 클럽회원이 동반하지 않으면 플레이를 할 수 없다. 따알 호수 쪽으로 동생 격인 미드랜드 골프장이 있어 둘 중 원하는 골프 코스를 선택해 즐기면 된다. 두 클럽은 같은 곳에 있으면서도 레이아웃과 설계 포인트가 서로 상반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회원 관리나 편의시설은 공유하고 있다.

하이랜드 골프장은 페어웨이가 넓고 시야가 트여 있어 일견 쉬운 골프장으로 느껴지지만 막상 플레이를 해보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업다운이 심하고 전략적인 샷을 요구하는 홀이 많아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 9번홀에서 10번홀로 이동할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올라가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이랜드 골프장은 리처드 빅러가 설계했으며 18홀 6119야드이며 레이아웃이 일직선으로 이뤄져 있다. 부대시설이 많은 골프장으로도 유명하다. 3층 스포츠센터에는 데이케어 센터가 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으며 2층 스포츠센터에는 에어로빅과 헬스센터, 1층에는 델리와 기념품점이 있다. 수영장과 작은 승마장도 있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골프 클럽 인근에는 하늘시민공원, 피크닉 그로브 & 생활 복합단지, 따알 화산, 플라워팜 등 관광 명소들이 있다. 골프장 안에는 동물원도 있다. 10여개에 달하는 식당에서는 필리핀 전통식은 물론 중국 태국 일본 한국 프랑스 음식까지 제공한다.
명품 골프장 하이랜드서 럭셔리하게, 가장 한국적인 썬밸리서 편안하게, 우즈가 라운딩한 미모사서 '황제'처럼
썬밸리 골프장

썬밸리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썬밸리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클라크 썬밸리 컨트리 클럽은 음성, 횡성, 설악, 여주 등 국내 골프 클럽 4개와 일본 야베 컨트리클럽 등 총 6개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 썬밸리그룹이 운영하는 필리핀 골프의 메카이다. 마닐라에서 차로 2시간30분 정도 떨어진 필리핀 골프 명소 클라크에 있으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비회원제 골프 클럽이다. 클라크국제공항에서도 5㎞ 이내에 있다.

나용 필리피노 민속촌에서 만난 여성
나용 필리피노 민속촌에서 만난 여성
2008년 개장한 클라크 썬밸리 골프장은 산악지역에 있어서 경사와 기복이 심하다. 총 36홀로 구성돼 있으며 해발 370m 위에서 아라얏국립공원과 클라크특별경제구역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국내 골퍼들에게 친숙한 설계로 마치 한국에서 라운드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다. 코스의 난이도와 재미 그리고 경관은 어느 명문 골프장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완성된 썬밸리 골프텔은 3성급 외부와 4성급 내부 수준을 자랑하며 깔끔하고 깨끗해 다른 골프텔에 비해 평판이 좋다. 한식당도 있다. 페어웨이와 그린이 잘 관리된 상태를 유지하지만 산악코스의 특성상 업다운이 심한 편이다.

그린이 빨라서 초보자들은 애를 먹을 수 있다. 자연적이거나 인공적인 헤저드(5개의 인공호수)와 벙커가 많아 도전을 즐기는 골퍼들에게 적합하며 중급 이상의 플레이어들에겐 공략하는 재미가 쏠솔하다. 전장거리는 옐로(골드)홀 티는 6119야드, 블루 티는 5809야드로, 골드 티의 거리가 일반 골프장의 화이트 티 거리보다도 짧다. 13번홀은 티샷 지점이 그린보다 84m 높은 지점에 위치해 있어 마치 호수를 향해 치는 듯하며 18번홀에선 150야드의 넓고 푹 파인 계곡 같은 헤저드를 만나게 된다. 그린 주변과 앞엔 항상 벙커가 있어 탄도가 낮은 우드샷은 조심해서 쳐야 한다.

아널드 파머가 코스를 설계했다. 클라크 썬밸리 컨트리 클럽은 자연친화적인 골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 산악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클럽 하우스에서는 오로지 한국 음식만 취급하고 있어 이역만리에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필리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나용 필리피노
필리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나용 필리피노
골프 코스와 연결된 썬밸리 리조트에서는 풀빌라와 워터파크는 물론 카지노까지 있어 풀패키지 골프 여행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인근에 있는 나용 필리피노에서 필리핀 전통문화를 체험하거나 피나투보산 국립공원에서 ATV(사륜 바이크)와 트레킹 등의 야외 활동을 즐길 수도 있다.
명품 골프장 하이랜드서 럭셔리하게, 가장 한국적인 썬밸리서 편안하게, 우즈가 라운딩한 미모사서 '황제'처럼
미모사 골프장

클락을 대표하는 골프장인 미모사 골프장은 총 36홀 규모로 마운틴뷰 코스(7300야드)와 아카시아·레이크뷰 코스(6546야드)로 구성돼 있다.

로버트 넬슨이 설계한 미모사 골프장은 1998년 당시 필리핀 대통령인 피델 라모스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초청해 유명세를 탔다. 1964년 미군들의 여가 시설로 미 공군에 의해 만들어진 골프장이었지만 1991년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가 골프장 전체를 덮는 바람에 한동안 휴장한 적도 있다.

전체 조경이 필리핀에서 가장 뛰어난 골프장으로도 유명하다. 전경의 전체적인 어울림과 조화가 뛰어나고 5000여그루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와 수만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골프를 치다 주변을 둘러보면 클럽의 이름인 미모사라는 신경초가 곳곳에 군락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업다운과 도그레크홀이 많아 코스가 지루하지 않게 설계돼 있다. 마운틴뷰 코스는 타이거 우즈가 플레이했던 곳으로, 멀리 피나투보 화산이 보이는 곳의 아래쪽에 있다. 아기자기한 그린, 경사진 페어웨이가 유명하다.

정확한 샷이 요구되며 그린은 무난한 편이다. 아카시아 & 레이크뷰 코스는 이름처럼 광대한 열대우림과 아카시아 나무에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있다. 10분 거리에 로열가든골프장, 5분거리에 FA코리아골프장이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