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현 지방선거에서 주일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후보들이 당선됐다고 일본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집권 자민당은 이날 선거에서 정부의 기지 이전 방침에 찬성하는 경쟁 후보를 지원했으나 패함으로써, 아베 신조 정권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서는 오나가 다케시 후보(64)가 나카이마 히로카즈 현 오키나와 지사(75) 등 경쟁자를 누르고 당선됐다. 오나 가 후보는 현재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에 있는 미군 후텐마 비행장을 북부 헤노코 연안으로 옮기는 현내 이전 계획을 저지한다는 방침 을 표방하고 출마했다. 집권 자민당은 현내 이전을 지지해온 나카이마 지사의 3선을 지원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같은 날 시행된 오키나와현 나하시장 선거에서도 미군 기지의 헤노코 이전에 반대한 무소속 시로마 미키코 후보(63)가 자민당과 공명당이 추천한 요세다 가네토시 후보(64)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미군 기지의 현내 이전에 부정적인 태도를 지닌 후보가 잇달아 오키나와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에 당선됨에 따라 일본 정부의 계획에 차질 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오나가 후보는 당선소감에서 “오키나와현에 새로운 헤노코 기지를 만들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제1목표로 했으 므로 우선 이것을 확실히 지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헤노코 연안 공사의 인허가권을 지닌 오키나와 지사가 설 계 변경 등 각종 절차에서 제동을 걸 경우 이전 작업이 지연될 수도 있으며 기지 반대 세력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는 기지 이전과 별개로 아베 정권에 대한 일종의 심판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집권 자민당은 올해 7월 시행 된 시가현 지사 선거에 이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연속 패배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18일 중의원 해산을 발표하고 12월에 총 선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시가와 오키나와 선거 등에서 드러난 민심이 총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