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에 대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고심이 전해진다. 신 위원장은 지난 14일 대전을 방문해 우리은행 유성지점과 하나은행 대전금융센터에 들렀다. 두 지점 모두 지역에서 기술금융으로 우수한 실적은 내고 있다.



신 위원장은 지점별로 은행 및 신용평가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회의를 마치고 신 위원장은 준비한 말들로 소회를 밝혔는데 그 한마디, 한마디에서 깊은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우리은행에 대해 신위원장은 "기술금융에 대해 우리은행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은행의 모태가 1899년에 민족자본으로 만들어진 대한천일은행이기 때문이다"며 "우리나라 주식회사 1호이기도 한 만큼 무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운을 띄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이렇게 발전할 때까지 금융의 역할이 컸고. 우리은행이 대선배 역할을 잘해주셨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금융기관으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다는 뜻을 은유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IMF 금융위기 당시 공적자금 투입으로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던 은행들을 모아 설립한 우리은행에 대해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최고의 찬사를 전한 셈입니다.



행사를 마치고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지금까지 은행이 기술보다 담보에 치중한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 된 점을 인정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금융을 많이하는 우리은행이 기술금융의 중심이 돼야하지 않겠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는 속담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하나은행 지점으로 자리를 옮긴 신 위원장은 앞서 나온 것과 거의 비슷한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회의를 마칠때까지 주의깊게 경청했다. 그리고 김병호 하나은행장 직무대행과 은행 관계자들에게 본인의 과거 얘기를 꺼내며 말을 이어갔다.



신 위원장은 "하나은행과 제가 궁합이 잘 맞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1991년도에 제가 은행과 사무관일 때 합병과 전환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하나은행의 전환 기안 책임자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 그 법에 의해서 1호로 탄생한 은행이 지금의 하나은행"이라며 "당시 이렇게 성장해 세계 굴지의 은행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그간의 업적을 높이 평가 한 것이다. 우리나라 은행의 부족한 글로벌 역량에 대해 모를리 없는 신 위원장의 이 발언은 한마디로 그의 바람처럼 들렸다.



회의를 마치고 김병호 하나은행장 직무대행은 기자와 만나 기술금융을 비롯한 은행권 현안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은행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금융규제에 대해 "현 정부와 금융당국이 규제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시기 때문에 상당히 개선됐다"며 "은행은 이제 수익성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와 질적인 성장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의 고민만큼 성과가 있었던 현장방문이었다.


이지수기자 js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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