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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과장 & 李대리] "부하 허물은 모두 내 책임" 팀장 배려에 감동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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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말서엔 온통 내 이름…"믿었던 내가 바보지 ㅜㅜ"

    최악의 상사, 최고의 상사

    최악의 상사, 꼭 밤에 새벽회의 단체문자…보고서 내면 "지시 안했는데"
    최고의 상사, 다혈질에 혼낼 땐 눈물 쏙~ 그래도 팀원 방패 역할 톡톡
    [金과장 & 李대리] "부하 허물은 모두 내 책임" 팀장 배려에 감동도 잠시…
    ‘카톡 카톡’. 일요일 밤 10시 뜬금없는 스마트폰 알림음에 아내와 TV를 시청하던 박모 대리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다. 아니나 다를까. 김모 부장이 부원들에게 보낸 단체 메시지였다. ‘내일 아침 긴급회의. 6시까지 A회의실’. 박 대리 얼굴이 울상이 됐다. “여보, 나 내일 새벽 4시에 깨워줘.”

    빙과회사 영업팀의 김 부장은 실적 부진으로 업무 스트레스가 쌓이면 새벽 긴급회의를 소집하곤 한다. 온 팀원을 꼭두새벽부터 불러 모으지만 회의의 생산성은 늘 ‘제로’에 가깝다. “30분쯤 최근 실적 리뷰를 하다가 어느덧 일장연설이 시작돼요. 본인의 과거 얘기부터 다른 부서 험담까지 한참 듣다 보면 아침 8시 넘어 회의가 끝나죠.”

    상사는 수많은 직장인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리더십을 갖춘 상사의 현명한 배려가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기도 하고, 때로는 무책임한 발언 하나가 조직원들의 사기를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한다. 때문에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가 어떤 회사에 들어가느냐보다 더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과장 이대리들은 어떤 상사를 최고 또는 최악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수시로 말 바꾼다고요? 최악의 상사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김모 과장은 최근 박모 팀장의 회의 발언과 모든 업무 지시를 꼼꼼하게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유는 박 팀장의 말바꾸기 때문. 원체 덜렁거리는 성격인 데다 직속상관의 눈치를 심하게 봐서 후배들에게 내리는 업무 지시를 수시로 뒤집곤 한다.

    “분명 팀장 말대로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위에서 깨지고 와서는 ‘왜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씩씩대는 식이에요. 다음주까지 완성하라던 보고서를 갑자기 ‘오늘 오후에 내놓으라’고 닦달하기도 하고요.” 팀원들은 박 팀장의 기억력이 ‘금붕어에 가깝다’고 결론짓고, 그의 지시를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과거 메모를 들이밀며 “그땐 이렇게 지시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으면 “아, 그랬던가…” 하며 꼬리를 내리곤 한다.

    ○쥐어짜면 나온다? 그건 아니죠

    얼마 전 회사를 옮긴 이모 과장은 전 직장에서 직속상관이었던 최모 부사장 때문에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 최 부사장은 업계에서 이른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실력자다. 업계에서 안된다는 일도 그가 맡으면 성과가 난다. 때문에 2년 전 거액의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됐다.

    그러나 그의 인격은 명성과는 딴판이었다. 최 부사장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은 두 가지. “그건 당신 사정이고”와 “당신은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다. 듣기엔 좋지만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아랫사람들에게 “어떻게든 이익이 나게 만들라”고 쥐어짠다. 안되면 머리 장식론(?)으로 구박을 준다. 이 과장은 “같이 일하다간 나도 인간말종이 될 것 같아 회사를 옮겼다”고 말했다.

    제약업체에서 일하는 유모 상무도 ‘세치 혀’가 문제인 경우다. 그는 주위 사람들의 아픈 곳을 후벼파는 고약한 입버릇으로 악명이 높다. 계약직 사원 중 기한이 몇 달 안 남은 사원들이 실수를 하면 “계약 얼마 안 남았다고 대충 하는 거야”라고 다그치는가 하면,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겐 “좋은 곳으로 옮기려고 요즘 아주 열심히 하네”라고 비꼬는 식이다. 계약직 사원 중 상당수는 “저런 사람 밑에서 더 일하고 싶지 않다”고 사표를 던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金과장 & 李대리] "부하 허물은 모두 내 책임" 팀장 배려에 감동도 잠시…
    ○최고의 상사 “책임은 내가 진다”

    한 인터넷 기업의 7년차 프로그래머 최 과장은 올초 부임한 박 부장을 ‘인생 최고의 상사’로 꼽았다. 박 부장은 성격이 불같은 다혈질이어서 같이 일하기 편안한 스타일이 아니다. 일을 하는 도중 문제가 생기면 앞뒤 가리지 않고 호통을 쳐댄다. 그러나 그는 이런 단점을 상쇄할 만한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다. 아랫사람들을 책임지고 보호하는 것이다. “프로그래머들은 원래 이리저리 치일 때가 많아요. 현업부서에서 요구하는 게 워낙 많아 부서장들이 이걸 맺고 끊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분이 대부분이거든요.”

    박 부장은 다른 부서에서 무리한 부탁을 해올 땐 “우리 부서 부담이 너무 커져서 그건 안되겠다”고 단호히 거절한다. 부서원의 실수로 문제가 생겼을 때도 “그건 내 책임이다. 그리고 이번 일은 우리 부서만의 잘못도 아니지 않느냐”며 온몸으로 부원들을 방어해주는 식이다. “이런 상사가 많을 것 같죠? 생각보다 별로 없답니다.”
    [金과장 & 李대리] "부하 허물은 모두 내 책임" 팀장 배려에 감동도 잠시…
    ○책임지겠다던 상사…그러나 뒤에선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로 소문난 모 대기업에서 일하는 유 과장은 최근 직속상관인 이 팀장에게 ‘두 번의 충격’을 받았단다. 유 과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이 회사 행사 실무를 도맡았다. 연사 섭외부터 행사장 교통편 배치까지 3개월에 걸쳐 온몸을 던져 준비했다. 그러나 아뿔싸. 이 모든 공이 작은 실수 하나에 물거품이 될 줄이야. 여행사와의 소통 잘못으로 항공권 예약이 안돼 부사장이 행사장에 못 오는 불상사가 벌어진 것.

    징계를 각오하고 있던 그 앞에 직속상사인 이 팀장이 나섰다. “팀장은 이럴 때 책임지라고 있는 거야.” 이 팀장은 부사장에게 호된 질책을 받았고, 시말서를 쓰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유 과장은 ‘평생 이 팀장에게 충성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1주일 뒤 반전이 있었다. 밤늦게 퇴근하던 유 과장은 우연히 이 팀장의 책상에서 시말서를 발견했다. A4 1장 분량의 시말서엔 ‘유OO 과장’이라는 이름이 16번이나 등장했다. “이번 일은 전적으로 실무자인 유 과장의 실수입니다. 그래도 선처를 바랍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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