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풍속화가 신윤복의 ‘주유청강(舟遊淸江)’
조선시대 풍속화가 신윤복의 ‘주유청강(舟遊淸江)’
혜원 신윤복(1758~?)은 조선 후기 ‘학자 군주’ 정조가 주도한 문예부흥기의 대표적 화가다. 진경 문화 시대(1675~1800)에 살며 인물 중심의 풍속화를 완성한 그는 남종화풍의 산수화와 영모(翎毛·새와 동물) 그림 등에도 뛰어났다.

국보 제135호로 지정된 ‘혜원전신첩’은 30개 그림으로 구성된 풍속화첩. 여기에 실린 ‘주유청강’은 세 명의 남자가 기생들을 데리고 강에서 뱃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당시 한양 상류층의 흐드러진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흥건한 시정 풍속을 가감없이 전한다.

맑은 하늘에 시원한 강바람을 만끽하며 풍류를 즐기는 선비들은 시나브로 자연 속으로 빠져든다. 젓대(대금)잡이의 흥은 분위기를 한층 북돋운다. 뒷짐 진 채 서 있는 양반이 생황 부는 기생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왠지 걸린다. 여인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으로 봐서 풍류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 점잖아 보인다. 허리춤에 하얀 띠를 두른 게 아직 상(喪)중이어서 그런 걸까.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