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방계회사 잇따라 인수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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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역량 강화하고
'친인척간 거래' 축소 목적
'친인척간 거래' 축소 목적
LG그룹이 친인척들이 소유한 회사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는 지난 5월 구 회장 외사촌인 하국선 씨가 대표로 있던 반도체업체 실리콘웍스를 그룹에 편입했고, LG상사를 통해 또 다른 방계회사인 종합물류회사 범한판토스를 인수할 예정이다.
LG그룹이 방계회사를 사들이는 것은 사업 편입을 통해 신사업 기회를 노리고 방계회사와의 거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LG상사가 범한판토스를 인수하려는 건 자원 개발 및 무역업과의 시너지가 크고 수익성이 높은 신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전자부품을 중국 완제품 회사에 직접 파는 단순 트레이딩은 부가가치가 낮은 사양산업이다. 반면 공장이 밀집한 중국 공단 근처에 창고를 짓고 완제품 업체의 재고 현황을 파악해 적정량의 부품을 가져다 두고 적기에 공급하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실리콘웍스는 중장기적으로 TV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수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은 TV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외부에 맡기는 것보다는 내재화해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게 LG전자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방계회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차단할 수 있는 점도 작용했다. 실리콘웍스 범한판토스 모두 공정거래법상 LG그룹과는 상관없는 별개의 기업으로, 이들과 LG그룹 계열사 간 거래에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방계기업과의 거래 비중이 높으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게 현실이다.
범한판토스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한다. 한 관계자는 “LG는 2003년 대형 기업집단 중 처음으로 순환출자를 끊고 지주사를 만드는 등 법적·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는 미리 없애 왔다”며 “앞으로 공정거래 관련 법안은 점점 강화될 것이 분명한 만큼 방계회사와의 거래 관계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과 방계회사 오너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다. 범한판토스와 실리콘웍스 모두 방계회사 측에서 매각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한판토스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 고 구정회 씨의 3남 고 구자헌 씨 부인인 조원희 씨가 회장으로 지분 50.9%를 갖고 있다. 2대 주주는 조 회장의 아들인 구본호 씨(46.1%)다. 앞으로 회사 경영을 물려받을 구본호 씨는 물류보다는 투자업 쪽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LG상사가 범한판토스를 인수하려는 건 자원 개발 및 무역업과의 시너지가 크고 수익성이 높은 신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전자부품을 중국 완제품 회사에 직접 파는 단순 트레이딩은 부가가치가 낮은 사양산업이다. 반면 공장이 밀집한 중국 공단 근처에 창고를 짓고 완제품 업체의 재고 현황을 파악해 적정량의 부품을 가져다 두고 적기에 공급하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실리콘웍스는 중장기적으로 TV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수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은 TV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외부에 맡기는 것보다는 내재화해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게 LG전자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방계회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차단할 수 있는 점도 작용했다. 실리콘웍스 범한판토스 모두 공정거래법상 LG그룹과는 상관없는 별개의 기업으로, 이들과 LG그룹 계열사 간 거래에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방계기업과의 거래 비중이 높으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게 현실이다.
범한판토스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한다. 한 관계자는 “LG는 2003년 대형 기업집단 중 처음으로 순환출자를 끊고 지주사를 만드는 등 법적·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는 미리 없애 왔다”며 “앞으로 공정거래 관련 법안은 점점 강화될 것이 분명한 만큼 방계회사와의 거래 관계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과 방계회사 오너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다. 범한판토스와 실리콘웍스 모두 방계회사 측에서 매각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한판토스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 고 구정회 씨의 3남 고 구자헌 씨 부인인 조원희 씨가 회장으로 지분 50.9%를 갖고 있다. 2대 주주는 조 회장의 아들인 구본호 씨(46.1%)다. 앞으로 회사 경영을 물려받을 구본호 씨는 물류보다는 투자업 쪽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