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에서 전셋값 10억원 이상인 고가 전세 아파트가 5년 만에 5배가량 늘어났다. 고가 전세 아파트는 대부분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려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는 지난 15일 전셋값 기준으로 서울지역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120만5022가구 중 전셋값이 10억원 이상인 곳은 1만1432가구라고 18일 발표했다. 5년 전인 2009년 서울에서 10억원 이상 전세 아파트는 2385가구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아파트 매매가격 약세가 이어지면서 잠재적인 주택 구매층이 전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장기적인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 속에서 전세 선호 현상이 심화해 고가 전세도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10억원이 넘는 전세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강남구와 서초구로 서울 시내 고가 전세물량의 55%(6260가구)와 37%(4267가구)를 각각 차지했다. 이어 용산구(273가구), 양천구(203가구), 성동구(189가구) 순이다. 강남구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삼성동 아이파크 등 고가 전세 아파트가 많고 서초구는 2009년 입주한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등의 전셋값이 뛰어 고가 전세가 크게 늘었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강남구 개포지구와 압구정지구,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향후 고가 전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셋값 10억원 이상 아파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