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닻' 올리고 뱃고동…"2016년 본격 순항"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수송물량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글로비스의 '전량 확보'까지 점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같은 기대감의 배경에는 현대차그룹과 유코카캐리어스 간의 수송계약 만료가 자리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유코카캐리어스간 의무 수송량을 명시해 놓은 기존 수송계약이 2015년말 만료된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완성차해상운송(PCC) 전문 해운사로 2002년 현대·기아차가 지분 20%를, 노르웨이 해운사 윌헴슨과 스웨덴 해운사 발레니우스가 각각 지분 40%를 출자해 설립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현대·기아차와 2012년부터 2015년말까지 물량의 최소 60%를 운송하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현재 현대글로비스가 운송할 수 있는 현대차그룹 물량은 최대 40%로 묶여있는 상황.

내년말 이 계약이 만료되면 현대글로비스 PCC사업의 현대차그룹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2016년 현대글로비스가 확보하게 될 현대차그룹 물량을 최소 80%로 예상하고 있다. 100%도 어렵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PCC 사업의 현대차 그룹 물량은 최소 80%, 최대 100%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2016년 본격적인 이익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이 직접 설립한 물류회사인만큼 다른 업체보다 물량을 많이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당장은 선대가 부족해 전량 확보가 힘들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라며 "2016년부터 PCC사업의 실적 기여도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전체 매출에서 PCC 사업의 비중은 11%였다.

현대글로비스 측도 그룹 수송물량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의 PCC 선대 확충계획을 감안해도 전량 운반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기존 계약이 만료되면서 최소 수송량에 관한 의무규정만 사라지는 것"이라며 "현재보다는 현대차그룹 물량이 늘어나겠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100% 물량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인수합병(M&A)에 따른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전날 폴란드 물류업체인 '아담폴'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고객 이탈이 없으면 약 7000만유로의 매출이 내년 현대글로비스 실적에 더해질 전망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A는 팬오션 인수전 불참으로 인해 시장에 형성되던 '성장 의지'에 대한 의심을 일갈할 수 있는 재료"라며 "M&A 이후 사업계획이 성장에 맞춰진다면 거의 매년 겨울 반복되던 4분기 실적 실망과 주가부진에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