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을 끌어온 우리은행 매각이 또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교보생명과 중국 안방보험 등 인수 의사를 보인 두 곳 모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경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교보생명의 경우 결과적으로 개인 대주주에게 넘기게 된다는 점에서, 안방보험은 외국계라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8일의 예비입찰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당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배제하기로 했다면 입찰 자격과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욕먹기 싫으니 일단 미루고 보자”는 식이라면 정말 무책임한 처사다. 교보생명은 금융전업 기업인 만큼 금산분리 대상도 아니다. 안방보험은 외국계라지만 외국자본이라고 인수해선 안 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정부가 우리은행 주인 찾아주기에는 관심 없고 계속 관치의 아래 두려 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 금융당국의 밀실 일처리는 이것만이 아니다. 회원사인 은행장들도 모르는 사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내정됐다고 한다. 금융당국이 이러고 있으니 금융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리 만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