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세계 무역 규모가 정점에 도달해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IMF·WB의 공동 보고서를 인용, “세계 무역 증가세가 둔화되는 원인은 국제 교역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국제무역은 지난 수십년간 소위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 덕분에 글로벌 경제성장률보다 두 배 이상 더 빨리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세계 무역 증가율은 전년 대비 2.3%, 2.4%로 경제 성장 속도를 밑돌았다. 이는 1980년대 초 이후 30여년 만이다.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유럽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을 무역 둔화 원인으로 꼽았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다시 무역 규모도 늘어날 것이라는 견해다.

하지만 보고서는 성장세가 회복되더라도 과거처럼 무역이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 둔화세는 경기 사이클과는 상관 없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최대 무역국으로서 무역량 증가를 이끌던 중국 경제가 이제 자체적으로 부품 조달량을 늘리는 등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IMF와 WB는 무역 부진에 따라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것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