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하고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제약산업 공동 콘퍼런스 2014’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왼쪽부터 장우익 한독약품 박사, 롤런드 얍 머크 세로노 아태 정책 총괄담당, 배병준 보건복지부 국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실장,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 로버트 하리리 세엘진 회장, 김진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회장, 장병원 식약처 차장, 이석규 보건복지부 과장, 이상석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부회장.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제공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하고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제약산업 공동 콘퍼런스 2014’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왼쪽부터 장우익 한독약품 박사, 롤런드 얍 머크 세로노 아태 정책 총괄담당, 배병준 보건복지부 국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실장,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 로버트 하리리 세엘진 회장, 김진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회장, 장병원 식약처 차장, 이석규 보건복지부 과장, 이상석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부회장.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제공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2010년부터 스페인 트레스 칸토스 지역에 ‘오픈랩’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외부 연구자들이 연구과제를 제출하면 자금 지원은 물론 연구실과 연구자료까지 제공하는 개방형 연구실이다. 대신 연구 성과물을 공유하는 조건이다. GSK코리아 관계자는 “한 기업이 모든 분야의 연구를 다 해내는 시대는 지났다”며 “오픈랩뿐 아니라 GSK가 진출한 세계 각국에서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양측이 ‘윈윈’하는 모델 발굴에 적극적이다. 국내 제약 역사는 올해로 117년을 맞지만 의약품 시장 규모는 15조원으로 세계 시장의 1.8%에 그치고 있다. 아직 매출 1조원을 뛰어넘은 회사도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원천물질 확보부터 임상시험, 정부 허가를 위한 법적·제도적 준비, 판매, 영업, 마케팅 등 여러 요건이 아직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에 한계를 느끼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 내부의 자원을 활용한 연구 활동을 넘어 외부와의 협력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대세를 이루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글로벌·국내 제약산업 상생 협력

최근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가 함께 협업을 통해 성장모델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분주하다.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18일부터 이틀간 공동으로 ‘2014년 제약산업 공동 콘퍼런스’를 마련한 것도 새로운 상생모델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다.

화이자 노바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 본사 연구개발 책임자와 국내 혁신형 제약사, 바이오 벤처, 연구소가 한자리에 모여 신약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민간 협회가 신약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우수한 인프라와 잠재력을 글로벌 기업에 알렸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아시아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혁신 및 협력 전략과 사례 발표를 통해 한국 기업과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파트너링 행사에 활용했다.

무엇보다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글로벌 제약사 임원들이 참석한 자리인 만큼 국내 업체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 가시화

최근 수년간 공동 연구개발과 해외 진출 협력이 크게 늘면서 국내사와 글로벌 제약사 간 협업을 통한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현재 공동 연구개발은 약 60건에 달한다.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의료기관, 연구기관 등이 손잡고 연구 중인 신약 개발이 대부분이다.

해외 공동 진출 사례도 최근 3~4년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약 10개의 국산 신약 또는 개량 신약이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사가 개발한 제품을 글로벌 제약사가 다국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에 파는 협업 방식이다. 동아ST의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신약 ‘테디졸리드’, 항생제 ‘오구멘틴’, 복합고혈압 치료제 ‘코자XQ(아모잘탄)’, 국내 개발 창상피복제 ‘메디폼’,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등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 대표 사례들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