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규 모리치피부과 원장이 배우 배한성 씨에게 모발을 이식하고 있다. 모리치피부과 제공
오준규 모리치피부과 원장이 배우 배한성 씨에게 모발을 이식하고 있다. 모리치피부과 제공
탈모를 앓는 환자는 외모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최근 병원을 찾은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과 치료 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탈모 환자의 63.3%는 사람을 만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의 경우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응답이 37.8%에 달했다. 탈모환자 대다수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탈모는 환경적 요인도 커

과거에는 탈모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 불규칙한 식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 후천적 요인 때문에 탈모가 나타나기도 한다. 탈모 환자 중 젊은 직장인인 경우 ‘M자형 탈모(이마와 머리 경계의 머리카락이 M형태로 빠지는 탈모)’나 원형 탈모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 약물치료나 예방에 기대는 사람이 많다. 이럴 경우 탈모가 더 악화되기도 한다. 모발이식 수술을 받으려고 해도 수술할 때 삭발을 하고 두피를 절개하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삭발·절개 없는 모발이식 가능

최근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무(無)삭발, 비(非)절개 모발 이식수술’이 각광 받고 있다. 기존의 절개법 모발이식은 후두부 두피 일부를 절개해 모낭을 추출·이식하는 방식이다. 두피를 절개하고 봉합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흉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 많은 환자들이 절개 과정에서 나타나는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을 많이 느낀다. 삭발 없는 비절개 모발이식 수술은 절개를 하지 않고 모발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삭발을 하지 않으면서도 모낭채로 많은 양의 모발을 이식할 수 있다. 두피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에 대한 염려도 거의 없고 회복 기간이 다른 수술에 비해 매우 빠른 편이다. 시술 후 입원도 필요 없어 곧바로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직장생활에도 지장을 주지 않아 별도 휴가를 낼 필요 없이 편안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정에 쫓기는 직장인뿐 아니라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연예인도 수술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장인·여성 등이 선호

삭발 없는 비절개 모발이식 수술은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아 여성들의 선호가 높다. 특히 갱년기에 나타나는 가르마 및 정수리 부위 탈모, 그외 M자형 탈모나 O자형 탈모 등 밀도 보강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준규 모리치피부과 원장(의학박사)은 “모낭 손실률이 3% 이하에 불과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 무삭발 비절개 모발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드물기 때문에 병원을 선택할 때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원장은 “모낭을 하나하나 직접 채취하기 때문에 수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성 남성 탈모의 경우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프로페시아, 피나스테라이드 등을 복용하면 탈모억제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