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안락동 미래병원에서 수술로봇 로보닥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큐렉소 제공
부산 안락동 미래병원에서 수술로봇 로보닥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큐렉소 제공
지난 3일 부산 안락동 미래병원 수술실. 퇴행성 관절염을 앓던 78세 여성 환자의 인공관절 수술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술실에는 6명의 의료진과 함께 수술로봇인 ‘로보닥’이 있었다. 큐렉소의 정형외과 수술 전문 로봇인 로보닥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나온 수술 부위 정보의 좌표를 찍더니 뼈를 절삭하기 시작했다. 병원 관계자는 “일반 수술보다 수술 부위 절개가 적어 환자 회복도 빠르다”며 “최근 로보닥을 추가로 도입하는 등 로봇수술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술을 참관하기 위해 독일에서 온 얀 다이히만 정형외과 전문의는 “매우 섬세하게 뼈가 절삭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향후 수술에 로봇을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섬세하고 회복 빠른 로봇수술

큐렉소는 한국야쿠르트가 대주주로 있는 수술로봇 기업이다. 무릎과 엉덩이 뼈 인공관절 수술에 사용되고 있는 정형외과 전문 수술로봇인 ‘로보닥’과 수술 계획을 수립하는 프로그램 ‘올소닥’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용 톱 등 장비를 활용해 직접 의사가 뼈를 깎는다. 로봇수술은 CT를 찍어 인공관절이 삽입될 부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뼈를 절삭하기 때문에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수술 전 계획과 실제 수술 결과가 거의 일치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수술로봇으로 유명한 기업은 ‘다빈치’를 만드는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이다. 다빈치는 전립선압, 갑상샘암 수술이나 자궁근종 절제술 등에 쓰이는 복강경 수술로봇이다. 로보닥과는 적용 수술이 다르다. 또 의사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원격으로 로봇을 작동하는 방식이다. 반면 로보닥은 의사가 사전에 입력한 정보대로 자동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씽크서지컬로 도약하겠다”

이날 만난 큐렉소의 미국 자회사인 씽크서지컬의 문인기 사장은 “전 세계 정형외과 수술로봇은 2000대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큐렉소는 최근 미국 자회사의 사명을 큐렉소테크놀로지코퍼레이션(CTC)에서 씽크서지컬로 바꿨다.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주기 위해 의사가 한 번 더 생각하고 계획하게 하는 수술로봇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새롭게 출시할 수술로봇도 로보닥에서 ‘티캣(TCAT)’으로, 수술 계획 프로그램은 올소닥에서 ‘티플랜(TPLAN)’으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문 사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술로봇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앞으로 수술로봇과 수술 계획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한 ‘티(T)솔루션’이란 이름으로 마케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솔루션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고관절치환술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엉덩이 부위에 수술을 허가한다는 의미다. 티캣에는 씽크서지컬이 직접 제작한 로봇팔이 장착됐다. 로봇팔은 수술로봇의 핵심 부품으로 로보닥에는 일본 산쿄사가 제작한 로봇팔이 장착됐었다.

부산=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