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학원 개원…중입자치료센터는 건설중
지난 18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중입자 치료센터 신축공사 현장. 이곳에 들어서니 타워크레인이 기초 골조공사를 위해 자재를 옮겨 놓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40여명의 현장 직원들은 자재배치와 타설공사도 하고 있었다. 이 현장 바로 뒤에는 의료용중입자가속기 센터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부산 기장군 일대는 방사선 의과학산업 메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사업은 부산시가 3512억원을 투입해 기장군 장안읍 좌동리와 임랑리, 반룡리 일원 148만㎡에 원자력 기술을 활용한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부산의 역점사업이다.
2010년 문을 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이어 의료용 중입자치료센터, 수출용신형연구로가 2017년까지 들어설 계획이다. 이 시설들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활용하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원과 전력반도체 연구기반 및 클러스터, 방사선 의학·과학기술원도 2019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 융합세포치료 기술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일본 등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업무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의료용 가속기의 핵심부품인 가속관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5월 방사성 의약품업체인 퓨처켐과 입주협약을 체결하는 등 기업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의과학산업 육성은 부산시가 5대 전략산업으로 바이오헬스를 지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수산가공식품 위주의 현 산업에서 고부가가치가 높은 생명공학 쪽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의료와 휴양, 관광클러스터를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여나간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의과학단지는 해운대의 센텀시티, 마린시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자동차로 영남권 최대 규모의 동부산 관광단지를 지나 바로 이어지고 있다. 차로 해운대에서 15분 거리다. 투자유치대상 시설 34개(면적 269만㎡) 가운데 21개 시설(162만㎡)의 투자가 확정된 동부산관광단지가 본격 가동돼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산관광단지는 골프장이 개장했고, 복합쇼핑몰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호텔과 테마파크, 복합문화공간 조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이 일대가 활기를 띠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김해공항 부산항 KTX 등 교통 접근성이 좋은 데다 울산과 경남 창원, 거제 등과 자동차로 30분~1시간 거리라 의료산업에도 이점이 많다”며 “체류형 의료관광클러스터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원 부산시 산업정책관실 주무관은 “의과학단지가 가동되면 생산유발 효과만 2조원, 고용유발 효과도 2만1200명을 넘어서 부산의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까지 해외 환자 20만명, 아시아 3대 의료관광도시로 진입하겠다는 것이 부산시의 목표다.
김철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산은 의료산업을 하기에 필요한 바다와 의료시설과 도시, 인재를 갖춘 최적의 도시”라며 “사람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고, 첨단 의료기술을 개발해 국가의료 비용을 줄이고 시민들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클러스터를 시급히 구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