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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여덟, 명품백 대신 명품통장③]20대 펀드여왕, 펀드와의 '썸' 성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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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여덟, 명품백 대신 명품통장③]20대 펀드여왕, 펀드와의 '썸' 성공법
    펀드는 사회초년생들이 은행의 적금 다음으로 가장 쉽게 떠올리는 재테크 상품입니다. 포털사이트에 '펀드'를 검색하면 총 3396건의 결과가 나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 보기가 3396개라는 뜻입니다. 이름도 요상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종류I. 이 전부가 펀드 이름입니다. 막막해지나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스물세살 때부터 펀드 재테크를 시작해 현재 5개의 펀드 상품에 가입한 김정인 씨(29)의 이야기입니다.

    홍보대행사 1년차 직장인인 정인 씨에게 '첫 펀드의 경험'은 첫사랑과 궤도를 같이 한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휴학 중이던 스물세살 정인 씨는 교회에서 알고 지내던 오빠 A군과 소위 '썸'을 타기 시작했다.

    휴학을 하며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정인 씨는 자신보다 네 살이나 많은 A군에게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 지 상담했다. 이때 A군이 추천했던 상품이 정인 씨의 '첫 펀드'가 됐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A 오빠가 펀드를 추천했을 때 제가 '어느 은행 펀드를 말하는 거냐'고 물어 망신을 샀으니까요. A군은 오른쪽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더니 '펀드는 자산운용사에서 만들어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파는 것'이라고 친절히 설명해줬죠. 딱 여기까지가 좋았어요."

    A군은 자신이 이 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을 30%까지 올렸다며 '강추'했고, 정인 씨는 한 달 알바비 80만원 중 50만원을 이 펀드에 매달 적립하기로 했다. 그런데 3개월, 6개월이 지나면서 펀드 수익률은 곤두박질쳤고 결국 정인씨가 6개월 동안 적립한 300만 원은 1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펀드의 꿈과 함께 썸도 끝났죠. A군 오빠한테 장난 삼아 '나 수익률 반토막 났어ㅋㅋㅋ' 라고 카톡을 보냈는데 그 뒤로 A군이 자꾸 연락을 씹더라고요. 첫사랑은 이렇게 100만원을 날리면서 끝났어요."

    당시 정인 씨는 A군의 행동에 의심을 가졌다고.

    "저를 데리고 간 은행 직원과 짜고 펀드에 가입시킨건가 싶었어요. 그런데 나의 첫사랑을 물거품으로 만든 펀드에 대해 독기를 품고 공부하던 중에 많은 걸 알게 됐죠. A군의 잘못이 아니라 내 잘못이란 걸요."

    정인 씨는 지금까지 총 15개의 펀드를 직접 고르고 지켜보면서 가장 성공률이 높았던 방법을 귀띔했다.

    ◆"펀드, 내 손으로 골라라"

    펀드는 계와 비슷한 개념이다. 스스로 돈을 불리기 어려운 투자자들이 돈을 맡기면 전문가가 수수료를 받고 주식, 원자재,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각양각색의 투자처에 돈을 굴린 다음 여기에서 생긴 이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영 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은 신영자산운용사에 속한 전문가가 고배당주식에 투자해 이익이 나면 돌려주는 펀드다.

    펀드는 크게 돈을 차곡차곡 모을 수 있는 적립식 펀드와 한 번에 돈을 '왕창' 맡겨놓는 거치식 펀드로 나뉜다. 종잣돈이 없는 사회초년생에게는 적립식 펀드가 적합하다.

    대부분 펀드에 대한 첫 경험은 '추천'으로 시작한다. 정인 씨의 첫 펀드가 그랬고, 두 번째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은행을 찾은 정인 씨.

    '딩동' 번호가 울리자마자 자리에 가서 앉았다.

    "저 펀드 좀 들려고요."
    "아, 한 달에 얼마나 드실려고요?"
    "월 10만원이요..."
    "그럼 금액이 적으니 이런 건 어떠세요? 요즘에 이 펀드도 좋아요. 수익률이 최근 6개월 간 두 자릿수씩 났어요."
    "어머나. 그래요? 그럼 이걸로 할게요."

    펀드에 가입하기까지 단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이 펀드는 1년 간 마이너스(-)30%의 수익률로 끝을 맺었다.

    "다른 사람 추천을 받거나 은행, 증권사의 광고를 믿지 말라. 내 발품과 손품으로 골라내라."

    정인 씨가 수백번 강조하는 말이다. 화장품의 성분을 뜯어보는 마음으로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게 적합한 펀드를 찾을 수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무턱대고 펀드를 추천하진 않지만 자신들이 수수료를 많이 가져갈 수 있는 펀드를 슬쩍 꺼내놓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들의 말을 믿을 필요는 없다. 은행은 그저 판매처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펀드도 '신상'이 좋다

    운용사에서도 공 들이는 펀드가 있다. 바로 '신상 펀드'다. 이들 신상 펀드는 운용사의 핵심 인재들이 머리를 굴려 시장에 내놓은 상품이다. 그래서 펀드 이름에 '1호'가 붙어있다.

    자산운용사가 '간판'으로 내놓은 신상인 만큼 공을 들여 수익률을 좋게 낼 수밖에 없다.

    화 장품을 생각해보자. 신상 화장품엔 새로운 모델을 써가며 열심히 광고를 하고 조만간 '1000만 판매 돌파'라는 기록을 자랑하듯 내놓는다. 신상 화장품 판매에 공을 쏟은 만큼 좋은 성과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펀드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

    한 운용사 대표의 인터뷰를 예로 들어보자.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한 1호 펀드에서 좋은 성과를 낸 뒤 내년쯤에 해외물을 가지고 2호 펀드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2호 펀드의 출시에는 1호 펀드의 성공이 전제가 된다. 정인 씨는 그래서 '최초 @@ 펀드 출시'라는 문구는 반드시 눈여겨 본다.

    "펀드에 들 때도 종종 지름신이 찾아와요. 갑자기 저축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구치면서 은행에 들러 다짜고짜 펀드를 찾는 거죠. 시간을 넉넉히 두고 골라보세요. 자산운용사가 대표적으로 밀겠다는 펀드가 나오면 한 번쯤 꼼꼼히 알아보는 것도 추천해요."

    애인(펀드매니저)이 자주 바뀌는 펀드도 안 된다. 그만큼 신뢰할 수 없고, 펀드가 불안정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의 교체 빈도도 반드시 확인하는 사안입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http://dis.kofia.or.kr/)에 들어가면 얼마나 자주 펀드매니저가 바뀌었는지를 상품별로 확인할 수 있어요."
    [스물여덟, 명품백 대신 명품통장③]20대 펀드여왕, 펀드와의 '썸' 성공법
    ◆펀드 싸게 파는 '마트'도 있다

    "나 경제학과 나온 거 알지? 결혼하면 경제권을 꼭 내가 가져올거야. 앞날 어떻게 될 지 모르잖아. 그 리고 나 절대 용돈 받으면서는 못 살아. 아 맞다! 지난 번에 너가 추천해 준 펀드슈퍼마켓. 그건 어느 동네에 있니?"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대학 동창은 '말인지, 방구인지' 모를 말들을 쏟아내다 결국 정인 씨의 뒷목을 잡게 했다. 올 초 대학 동창 모임 때 "펀드 가입하고 싶으면 발품 팔 필요 없이 펀드슈퍼마켓에 가보라 "고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제발 어디가서 경제학과 나왔다는 말 좀 하지마. 펀드슈퍼마켓은 온라인 전용 펀드 판매사라고."

    정인 씨는 올 4월 펀드슈퍼마켓이 문을 연 이후 새로운 펀드 상품을 찾을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 펀드 슈퍼마켓(http://www.fundsupermarket.co.kr/)에는 52개 자산운용사의 900여개 펀드가 마련돼 있다. 마트에서 원하는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 사듯 이곳에서도 펀드를 '쇼핑'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맞춤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펀드별로 펀드 수익률과 위험도, 포트폴리오 등도 정리해놨다. 가입한 펀드의 투자자금 배분 비율과 투자기간을 입력하면 투자성과와 위험수준도 계산할 수 있다.

    정인 씨가 동창들에게 펀드슈퍼마켓을 특히 추천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이곳에서 펀드를 가입하면 선취수수료가 무료예요. 후취수수료와 판매보수는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죠. 특히 후취수수료는 올해 한시적으로 시장 평균(2.05%)보다 낮은 0.15% 내에서 적용되니까 내년으로 넘어가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좋아요."

    ◆'펀드=장기 투자'도 옛말이다

    "정인아, 아빠가 미안한데 돈이 좀 필요하네."

    정인 씨가 처음으로 적금을 깬 것은 아버지의 사업이 휘청였을 때다. 두 번째로 적금을 해지한 건 집 이사 비용을 보태기 위해서였다. 앞으로 1, 2년 안에 결혼할 경우에는 세 번째 적금을 해지해야 한다.

    "가입할 때야 5년이고, 10년이고 모을 수 있겠다 싶지만 당장 내일 일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에요."

    정인 씨는 펀드 가입 기간을 무조건 최소한으로 잡아놓는다. 언제든지 연장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오래 끌어안고 있는다고 해서 수익률이 좋은 것도 아니란 사실이다. 실제 3년째 돈을 붓고 있는 펀드의 경우 1년짜리 펀드 수익률보다 못하다고. 국내 증시와 세계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지 못하고 출렁임만 반복하다보니 오래 유지하는 것이 큰 의미가 되지 못했다.

    "5년 전 처음으로 펀드 설명회를 갔을 땐 '펀드는 장기투자의 정석과 같다'는 강의를 들었어요. 그런데 최근 들어선 펀드 전문가들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아요. '펀드=장기투자'란 공식도 옛말이 된거죠."

    정인 씨는 펀드 재테크에 뛰어든 초보자들에게 조언했다.

    "10년간 해지하지 않고 매달 돈을 입금할 자신이 얼마나 있나요? 젊은 시절에 언제 어떻게 통장에 '총'을 맞을지 모릅니다. 성장시대가 아닌 상황에서 펀드만 믿고 있을 수도 없고요. 2, 3년 정도 펀드의 성장기를 함께 보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한경닷컴 이지현/강지연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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