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도 신속하게 경영정상화…재난관리전문가 키우는 방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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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한국방재협회
BCM, 英·日 기업 절반 이상 도입
9·11테러로 본사 무너진 모건스탠리
업무연속성관리 체계 'BCM' 구축
하루 만에 업무 재개…피해 최소화
재난 효율적 대응'방재경영'뜬다
기업들 잇단 사건에 방재경영 관심
선진교육시스템 구축한 방재협회
정책연구·인력양성 활발한 활동
BCM, 英·日 기업 절반 이상 도입
9·11테러로 본사 무너진 모건스탠리
업무연속성관리 체계 'BCM' 구축
하루 만에 업무 재개…피해 최소화
재난 효율적 대응'방재경영'뜬다
기업들 잇단 사건에 방재경영 관심
선진교육시스템 구축한 방재협회
정책연구·인력양성 활발한 활동
#1.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48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탑승자 476명 중 구조된 사람은 172명이었다. 295명이 숨졌고, 9명이 실종된 대형 참사였다.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먼저 탈출하는 등 안전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았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 안전 분야 컨트롤타워 부처인 안전행정부는 사고 발생 세 시간이 지나서까지 구조자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과 한계를 드러냈다.
#2. 2001년 9월11일 오전 8시48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북쪽 타워에 92명의 승객을 태운 아메리칸 항공 소속 비행기가 충돌했다. WTC 건물 내 50개층을 소유하고 있던 금융사인 모건스탠리 직원들의 막대한 인명피해가 예상됐다. 하지만 붕괴 직전 모건스탠리 직원 3500여명은 평소에 훈련받은 대로 신속히 10분 만에 건물을 빠져나갔다. 임직원들은 사고 발생 한 시간 후 뉴욕 인근 빌딩에 임시 사업장을 열어 백업센터를 가동했다. 금융시장의 패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모건스탠리는 본사 사업장이 폐쇄된 지 24시간 만에 업무를 재개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국가 재난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부실에서 비롯됐다. 정부 부처의 총괄 지휘 및 구조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등 재난관리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9·11 테러 당시 모건스탠리의 신속한 대응처럼 재난관리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연속성관리(BCM)는 모건스탠리가 9·11 테러 당시 하루 만에 영업을 재개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BCM은 기업이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업무가 중단됐을 때 핵심 기능을 조기에 복구, 비즈니스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활동을 뜻한다. 각종 사고나 재난으로 사업이 중단됐을 때 핵심 기능을 한정된 시간 내에 재개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방재(防災) 경영’이다.
BCM은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 경영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천재지변이나 해킹, 테러나 화재 등으로 기업의 핵심 데이터나 시설이 파괴됐을 때 기업이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정상적인 업무로 복귀하느냐는 기업 생존에 결정적인 요소다. 재난 발생 시 기업의 체계적인 대응은 명성 및 브랜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선 10여년 전부터 BCM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영국에선 2012년 기준으로 공공 분야의 73%, 민간 기업의 52%가 BCM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2011년 기준으로 대기업의 45.8%가 BCM을 도입했다. 이와 달리 BCM을 도입한 한국 기업들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대기업 및 은행·보험 등 금융회사에 국한돼 있다. 국내에선 금융당국에서 2006년부터 업무연속성계획(BCP)에 대한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관련 업체에 업무연속성계획(BCP)을 구축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에선 재난 상황을 대비한 BCM을 도입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따라 정부도 뒤늦게서야 BCP 도입을 위해 2007년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업무연속성계획을 수립 및 이행을 한 우수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ISO 22301(BCM 인증) 제정에 따라 2013년도엔 전문인력을 집중 양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난관리시스템이 구축돼 있더라도 평소에 주기적인 교육 및 훈련이 있어야 위기 상황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BCM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한국방재협회다. 방재협회는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정부의 방재역량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1999년 설립됐다. 방재협회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사업 운영사로, 공공기관·민간기업 등을 대상으로 BCM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제방재기술 세미나 개최, 방재분야 정책 연구개발(R&D), 재해대책에 관한 정부 위탁사업 수행 등의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김진영 방재협회 회장은 “여전히 국내엔 선진국에 비해 재난에 대응할 전문가가 많이 부족하다”며 “현장 중심과 수요자 중심 인력 양성을 위해 선진 방재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업무연속성관리(BCM)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 업무연속성 관리. 재해·재난 발생으로 업무중단 위험이 발생할 경우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핵심업무를 복구함으로써 기업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경영기법. 영국표준협회(BSI)가 만든 BS25999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발표하는 ISO22301이 대표적인 국제인증이다.
강경민/홍선표 기자 kkm1026@hankyung.com
#2. 2001년 9월11일 오전 8시48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북쪽 타워에 92명의 승객을 태운 아메리칸 항공 소속 비행기가 충돌했다. WTC 건물 내 50개층을 소유하고 있던 금융사인 모건스탠리 직원들의 막대한 인명피해가 예상됐다. 하지만 붕괴 직전 모건스탠리 직원 3500여명은 평소에 훈련받은 대로 신속히 10분 만에 건물을 빠져나갔다. 임직원들은 사고 발생 한 시간 후 뉴욕 인근 빌딩에 임시 사업장을 열어 백업센터를 가동했다. 금융시장의 패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모건스탠리는 본사 사업장이 폐쇄된 지 24시간 만에 업무를 재개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국가 재난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부실에서 비롯됐다. 정부 부처의 총괄 지휘 및 구조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등 재난관리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9·11 테러 당시 모건스탠리의 신속한 대응처럼 재난관리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연속성관리(BCM)는 모건스탠리가 9·11 테러 당시 하루 만에 영업을 재개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BCM은 기업이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업무가 중단됐을 때 핵심 기능을 조기에 복구, 비즈니스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활동을 뜻한다. 각종 사고나 재난으로 사업이 중단됐을 때 핵심 기능을 한정된 시간 내에 재개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방재(防災) 경영’이다.
BCM은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 경영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천재지변이나 해킹, 테러나 화재 등으로 기업의 핵심 데이터나 시설이 파괴됐을 때 기업이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정상적인 업무로 복귀하느냐는 기업 생존에 결정적인 요소다. 재난 발생 시 기업의 체계적인 대응은 명성 및 브랜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선 10여년 전부터 BCM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영국에선 2012년 기준으로 공공 분야의 73%, 민간 기업의 52%가 BCM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2011년 기준으로 대기업의 45.8%가 BCM을 도입했다. 이와 달리 BCM을 도입한 한국 기업들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대기업 및 은행·보험 등 금융회사에 국한돼 있다. 국내에선 금융당국에서 2006년부터 업무연속성계획(BCP)에 대한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관련 업체에 업무연속성계획(BCP)을 구축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에선 재난 상황을 대비한 BCM을 도입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따라 정부도 뒤늦게서야 BCP 도입을 위해 2007년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업무연속성계획을 수립 및 이행을 한 우수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ISO 22301(BCM 인증) 제정에 따라 2013년도엔 전문인력을 집중 양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난관리시스템이 구축돼 있더라도 평소에 주기적인 교육 및 훈련이 있어야 위기 상황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BCM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한국방재협회다. 방재협회는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정부의 방재역량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1999년 설립됐다. 방재협회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사업 운영사로, 공공기관·민간기업 등을 대상으로 BCM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제방재기술 세미나 개최, 방재분야 정책 연구개발(R&D), 재해대책에 관한 정부 위탁사업 수행 등의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김진영 방재협회 회장은 “여전히 국내엔 선진국에 비해 재난에 대응할 전문가가 많이 부족하다”며 “현장 중심과 수요자 중심 인력 양성을 위해 선진 방재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업무연속성관리(BCM)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 업무연속성 관리. 재해·재난 발생으로 업무중단 위험이 발생할 경우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핵심업무를 복구함으로써 기업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경영기법. 영국표준협회(BSI)가 만든 BS25999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발표하는 ISO22301이 대표적인 국제인증이다.
강경민/홍선표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