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원자재시장에서 사재기 등의 불법 행위를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상원 상임조사소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JP모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이 상품 가격 조작, 비공개 정보를 통한 부당 거래 등으로 시장을 교란해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원자재 시장에서 투자은행의 불법 행동이 상세히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투자은행들이 원자재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이용해 가격을 변동시켰다”며 “소비자 부담이 커졌고, 이런 시장의 내부 정보를 은행 트레이더들이 활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2010년 금속창고업체 메트로 인터내셔널 트레이드 서비스를 합병한 뒤 알루미늄 창고업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상품 가격을 왜곡시켰다. 모건스탠리도 자사 소유의 원유 저장탱크와 파이프라인 등을 이용해 규정 이상인 5500만배럴의 원유를 비축했고, JP모간은 미국 내 31개 발전소를 인수한 뒤 전기료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레빈 의원은 “가격 조작 가능성이나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투자은행을 원자재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