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무협회장 연임할 듯
중기중앙회는 8명 출마 의사
경총, 차기회장 여전히 안갯속
‘재계의 본산’인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정기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허 회장은 2011년 2월 전임 조석래 회장에 이어 전경련 회장에 오른 뒤 작년 2월 한 차례 연임했다. 전경련 내부에선 ‘포스트 허창수’에 대해 관측이 분분하다. 허 회장이 3연임에 나설지가 확실치 않은 데다 그만둘 경우 마땅한 차기 회장 후보가 보이지 않아서다. 만약 그가 3연임에 나서지 않을 경우 후보군은 2~3명 정도에 불과하다. 전경련은 ‘10대 그룹에서 나서지 않으면 회장단 가운데 최고 연장자가 회장을 맡는다’는 관행을 고수해왔다. 이 기준에 따르면 10대 그룹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4대 그룹 회장들이 맡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데다 나머지 그룹 총수들도 사법처리, 경영난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연장자 기준을 적용하면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76)과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72)이 1순위 후보군이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차기 회장을 얘기할 시기가 아니지만, 누가 될지는 21명 회장단의 추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에 비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의 차기 회장은 예측 가능한 편이다. 대한상의의 경우 박용만 현 회장이 다시 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 회장은 작년 7월 전임 손경식 회장이 임기 도중에 그만두면서 대한상의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공식 임기는 전임 손 회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3월까지다. 상의 관계자는 “내년 3월 의원 총회에서 논의해봐야 하겠지만, 작년에 잔여 임기가 끝난 뒤에도 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도 2012년 3월 취임한 한덕수 회장이 내년에 임기 3년을 다 채우면서 차기 회장을 뽑아야 한다. 무역협회장은 연임 제한이 없어 내부에서는 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무협 관계자는 “내년 2월 회장단 추대 절차가 있기 전까지 예단하기 힘들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차기 회장을 놓고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은 중소기업중앙회다. 임기 4년의 중기중앙회장은 김기문 로만손 회장이 2007년부터 8년째 맡아 왔다. 중기중앙회장직은 한 차례 연임만 허용되는 만큼 내년 2월 경선을 거쳐 새 회장을 뽑아야 한다.
회장에 입후보하려면 ‘전체 협동조합 이사장 등 정회원 578명 가운데 10분의 1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지만 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 박성택 아스콘연합회장, 이재광 전기조합 이사장 등 8명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가장 난항을 겪는 곳은 한국경영자총협회다. 경총은 올해 2월 이희범 회장이 물러난 뒤 1년 가까이 지나도록 차기 회장을 뽑지 못하고 있다. 현재 김영배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그동안 김윤 삼양사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여전히 모두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최진석 /추가영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