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0일 오후 3시58분

[마켓인사이트] 팬택 21일 매각 유찰땐 쪼개 판다
법정관리 중인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이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팬택과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21일 시행하는 매각입찰의 유찰 가능성에 대비해 김포공장 분리 매각을 핵심으로 하는 차선책을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보고했다. 팬택 생산기지인 김포공장과 이 공장에 있는 기계 등 유형자산은 휴대폰 제조업체에 매각하고, 특허권과 브랜드 등은 또 다른 원매자를 찾아 파는 방안이다. 김포공장은 중국 인도 등지의 휴대폰 제조업체에 팔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팬택 김포공장 - 특허·브랜드 등 분리해 매각

팬택 채권단과 투자은행(IB)업계는 21일 오후 3시 마감하는 팬택 매각 본입찰이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진행한 팬택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국내외 부품 제조업체 두세 곳이 참여했지만 본입찰에 최저입찰가격 기준을 넘는 가격을 써낼 후보는 없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팬택 채권단 관계자는 “공장을 떼내면 매각가격(현 청산가치인 최소 매각가격은 1895억원)이 절반 수준인 900억원대로 떨어져 인수자들의 부담이 줄어 매각이 원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팬택은 이 같은 방안에 반대했다. 팬택은 유찰에 대비해 연간 500만~600만대 휴대폰을 생산할 수 있는 김포공장을 원매자에게 매각한 뒤 팬택이 다시 임대해 쓰는 ‘세일즈 앤드 리스백(sales & lease back)’ 방식을 제안했다. 유동성을 확보해 다시 영업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팬택 채권단과 매각주관사 측은 이런 팬택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팬택이 스마트폰업체로 남기보다 스마트폰 공장을 매각한 뒤 기술력 등을 기반으로 각종 무선통신기기를 생산하는 무선통신업체로 변신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21일 본입찰이 유찰되면 신속하게 매각안을 바꿔 재매각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팬택은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파산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재고 소진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베가아이언2’ 출고가를 78만3200원에서 35만2000원으로 대폭 낮춘 데 이어 20일엔 ‘베가 팝업 노트’를 출고가 35만2000원에 내놨다.

안대규/전설리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