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과 최수현 전 금감원장은 닮은 점이 많다. 두 사람 모두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거쳤다. 재정경제부나 금융위원회 국·과장 시절 핵심 보직을 많이 맡진 못했지만, 묵묵히 업무를 처리한다는 평가를 받은 점도 비슷하다.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다는 것도 공통점 중 하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두 사람 모두 파견직인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거쳤다는 것이다. 진 원장은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을 하다가 2012년 7월 새누리당에 수석전문위원으로 파견됐다. 당시 경제통이었던 안종범 의원(현 청와대 경제수석)과 강석훈 의원 등을 도와 대선 공약의 밑그림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실한 업무 스타일과 겸손함으로 현 정권 인사들의 눈에 들었다는 후문이다.

최 전 원장도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말까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맡았다. 그 역시 특유의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을 앞세워 당시 허태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등과 친분을 쌓았다.

금융권에선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이 금감원장으로 가는 ‘필수 코스’가 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누리당 파견 기간 동안 정치권에서 능력을 검증받으면 나중에 중용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