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주요 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가파르지만 넘어야 할 산’으로 구조개혁을 꼽은 것은 여러모로 주목된다. 내년에 공공부문의 선도적 개혁을 바탕으로 금융·노동·교육 개혁을 통해 자금과 인력부문의 생태계를 변화시킬 근본적 개혁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제2기 중장기전략위원회 출범식 인사말에서도 “선진국 길목에서 인구구조 악화, 주력산업 위축, 양극화 등 구조적 도전요인에 직면해 있다”며 “후세대에게 때를 놓치고 시간을 허비하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극히 당연한 인식이고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럽다.

그동안 최경환 경제팀이 경기대책만 내놨을 뿐, 구조조정 의지나 노력이 미흡하다는 시장의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으로는 증시, 부동산의 반짝효과는 가능해도 꺼져가는 성장의 불씨를 되살리고 성장잠재력을 제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구조개혁으로 정면돌파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줄곧 경기대책으로만 대응하다 구조개혁의 때를 놓쳐 천문학적인 양적 완화에도 경제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구조개혁이 시급한 대상으로 금융 노동 교육을 꼽은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돈을 풀어도 돌지 않는 금융,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경직된 노동시장, 창의적 인재 양성의 걸림돌이 된 고비용 저효율 교육으론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될 것인지, 다시 한 번 날아오르는 용이 될지는 바로 구조개혁에 달려 있다. 기득권을 깨고, 옥석을 가려내고, 막힌 곳을 뚫어야만 한다. 최경환 경제팀의 배전의 분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