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경영진이 잇따라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 11일 67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수하기로 한 데 이어 경영진도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낮다고 보고 주식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기업 가치를 알리기 위해 최근 연이어 해외 투자설명회를 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여간 16명의 임원이 자사주 4625주를 매입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이 378주를 사들여 보유 주식 수를 9684주로 늘렸고, 곽우영 차량IT개발센터장(부사장)을 비롯한 4명의 임원도 자사주 200~600주씩을 매입했다.

앞서 양웅철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지난 14일 395주를 샀다. 박광식 정책조정팀장(부사장)과 천귀일 생산개발본부장(부사장)도 현대차 주식을 각각 170주와 200주 매입했다.

지난달 17일에는 담도굉 현대차그룹중국유한공사 총경리(부사장)가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담 부사장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은 모두 3200주로 늘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현대차그룹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회사 임원들도 자사주를 계속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를 현재보다 25% 향상시키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자사주 6700억원어치를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날엔 2020년까지 친환경차 부문 세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해외 투자설명회도 동시다발적으로 열었다. 현대차가 17일부터 21일까지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서 주요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했고 기아차는 20일까지 영국 런던과 이탈리아 밀라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투자자들과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3일부터 7일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투자자들에게 실적과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