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연말에 오를까 내릴까…"성탄절 전후로 확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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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엔저(엔화가치 약세)로 꽁꽁 얼어붙은 국내 증시가 연말 소비 시즌을 맞아 녹아내릴지 여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과 유럽까지 앞장서 경기부양 의지를 뚜렷하게 내비치면서
미국발(發) 훈풍에 거는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다음주 미국, 연말 최대 쇼핑시즌 진입…다우·S&P 사상 최고치 기록
미국 뉴욕 증시는 21일 중국의 금리 인하 영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경기부양 발언 그리고 소비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이틀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지난 주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1.06포인트(0.51%) 오른 1만7810.06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0.75포인트(0.52%) 상승한 2063.50, 나스닥종합지수의 경우 11.10포인트(0.24%) 뛴 4712.97로 마감했다.
미국은 다음주부터 연말 최대 쇼핑시즌으로 본격 진입한다. 추수감사절에서 성탄절로 이어지는 이 기간 동안 미국 증시는 '쾌속 질주'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팽배하다.
증시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12월을 앞두고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게 사실인데 현재로선 연말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을만한 대형 악재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각종 지표상 소비심리는 되살아나고 있고, 유가 하락 등으로 소비자들의 현금 사용 여력이 늘어나면서 증시에 '순풍'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간 증시를 짓눌러온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된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 '연말까지 오른다' 국내 증시 낙관론 다수 등장
국내 증시에도 연말까지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KB투자증권 백윤민 연구원은 "당장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뚜렷하게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연말 쇼핑시즌을 통한 주가 반등 기대감은 가져볼 수 있을 것"이라며 "좀 더 구체적으로는 연말 판매량이 급증하는 정보기술(IT) 업종과 해외직접 구매 증가에 따른 금융, 운송 업종 등에 대한 수혜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LIG투자증권 오태동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지수는 다음주부터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훈풍을 타고 1980선 회복에 나설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지표의 깜짝 반등과 국제 유가 하락 추세, 블랙프라이데이 호조 기대 등이 주요 상승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해 부진했던 미국 연말 소비 시즌과 비교해 올해 긍정적인 기저효과를 강조한 분석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미국의 연말 소비 시즌은 10월 연방정부의 셧다운 여파와 한파 등으로 기대보다는 부진했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미국의 고용과 소득 증가로 소비여건이 전년보다 큰 폭 개선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연말 매출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이를 반영하듯 미국 소매협회(NRF)는 올 연말 미국의 쇼핑시즌 매출이 전년 대비 4.1%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3.1%는 물론이고 2000년 이후 평균 증가율인 2.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 노아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부진한 국내 증시가 연말까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상승 모멘텀(동력)으로 미국 연말 소비시즌을 꼽았다.
그는 "미국 최대 소비시즌은 추수감사절(11월 27일)을 기점으로 블랙 프라이데이(28일), 사이버먼데이(12월 1일), 크리스마스를 지나 연초까지 이어진다"며 "무엇보다 올 연말 소비 확대가 예상되는 이유는 소득, 자산, 신용 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인데 양호한 고용과 가계 금융순자산 증가, 가계 신용카드 대출 증가가 가계 소비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하락 역시 실질 소득 증가로 이어져 연말 소비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노 연구원의 설명이다.
◆ 성탄절 이후 투자심리 다시 고꾸라질수도…4분기 실적 우려 경계심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다만 크리스마스 이전과 이후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정반대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크리스마스까지 국내 증시가 상승 기조를 나타낼 수 있지만, 연말 연초 지수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며 "연말 미국 소비특수와 한국 수출호조, 3년 만에 늘어난 배당 확대 기대감 등이 상승 요인이지만, 크리스마스 이후로 다시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분기 실적을 염두에 둘 경우 크리스마스 전후로는 투자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 팀장은 "연말 연초에 발표될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어서 긴 호흡으로 주식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험적으로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인해 평균 36% 이상의 어닝쇼크(예상치대비 실제치간의 간극)가 발생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도 "대내외적인 작은 악재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라며 "12월 기간 중 배당이슈를 제외한 뚜렷한 모멘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경계할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말특수 소비와 관련된 소비재 산업의 동향과 2015년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행보를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시장 방향성보다 개별주식 대응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미국발(發) 훈풍에 거는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다음주 미국, 연말 최대 쇼핑시즌 진입…다우·S&P 사상 최고치 기록
미국 뉴욕 증시는 21일 중국의 금리 인하 영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경기부양 발언 그리고 소비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이틀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지난 주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1.06포인트(0.51%) 오른 1만7810.06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0.75포인트(0.52%) 상승한 2063.50, 나스닥종합지수의 경우 11.10포인트(0.24%) 뛴 4712.97로 마감했다.
미국은 다음주부터 연말 최대 쇼핑시즌으로 본격 진입한다. 추수감사절에서 성탄절로 이어지는 이 기간 동안 미국 증시는 '쾌속 질주'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팽배하다.
증시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12월을 앞두고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게 사실인데 현재로선 연말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을만한 대형 악재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각종 지표상 소비심리는 되살아나고 있고, 유가 하락 등으로 소비자들의 현금 사용 여력이 늘어나면서 증시에 '순풍'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간 증시를 짓눌러온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된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 '연말까지 오른다' 국내 증시 낙관론 다수 등장
국내 증시에도 연말까지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KB투자증권 백윤민 연구원은 "당장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뚜렷하게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연말 쇼핑시즌을 통한 주가 반등 기대감은 가져볼 수 있을 것"이라며 "좀 더 구체적으로는 연말 판매량이 급증하는 정보기술(IT) 업종과 해외직접 구매 증가에 따른 금융, 운송 업종 등에 대한 수혜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LIG투자증권 오태동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지수는 다음주부터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훈풍을 타고 1980선 회복에 나설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지표의 깜짝 반등과 국제 유가 하락 추세, 블랙프라이데이 호조 기대 등이 주요 상승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해 부진했던 미국 연말 소비 시즌과 비교해 올해 긍정적인 기저효과를 강조한 분석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미국의 연말 소비 시즌은 10월 연방정부의 셧다운 여파와 한파 등으로 기대보다는 부진했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미국의 고용과 소득 증가로 소비여건이 전년보다 큰 폭 개선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연말 매출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이를 반영하듯 미국 소매협회(NRF)는 올 연말 미국의 쇼핑시즌 매출이 전년 대비 4.1%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3.1%는 물론이고 2000년 이후 평균 증가율인 2.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 노아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부진한 국내 증시가 연말까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상승 모멘텀(동력)으로 미국 연말 소비시즌을 꼽았다.
그는 "미국 최대 소비시즌은 추수감사절(11월 27일)을 기점으로 블랙 프라이데이(28일), 사이버먼데이(12월 1일), 크리스마스를 지나 연초까지 이어진다"며 "무엇보다 올 연말 소비 확대가 예상되는 이유는 소득, 자산, 신용 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인데 양호한 고용과 가계 금융순자산 증가, 가계 신용카드 대출 증가가 가계 소비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하락 역시 실질 소득 증가로 이어져 연말 소비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노 연구원의 설명이다.
◆ 성탄절 이후 투자심리 다시 고꾸라질수도…4분기 실적 우려 경계심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다만 크리스마스 이전과 이후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정반대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크리스마스까지 국내 증시가 상승 기조를 나타낼 수 있지만, 연말 연초 지수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며 "연말 미국 소비특수와 한국 수출호조, 3년 만에 늘어난 배당 확대 기대감 등이 상승 요인이지만, 크리스마스 이후로 다시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분기 실적을 염두에 둘 경우 크리스마스 전후로는 투자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 팀장은 "연말 연초에 발표될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어서 긴 호흡으로 주식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험적으로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인해 평균 36% 이상의 어닝쇼크(예상치대비 실제치간의 간극)가 발생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도 "대내외적인 작은 악재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라며 "12월 기간 중 배당이슈를 제외한 뚜렷한 모멘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경계할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말특수 소비와 관련된 소비재 산업의 동향과 2015년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행보를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시장 방향성보다 개별주식 대응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