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됨에 따라 소강 상태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종료와 겨울방학을 앞두고 오름세를 띠고 있다. 사교육 시설이 몰려 있는 서울 대치동과 목동 등의 중개업소에는 전세 매물을 찾는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양천구(0.28%)와 강남구(0.24%), 서초구(0.22%) 등 인기 학군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 평균 상승률(0.1%)을 크게 웃돌았다. 목동은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보이며 지난달보다 전셋값이 2000만~5000만원 올랐다. 반포동 주공1단지 전셋값도 한 달 새 10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셋값도 매물 부족 속에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대치동 신대치공인 관계자는 “중·고교를 배정받으려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늘었지만 이사를 가려는 수요는 없어 전셋값이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특히 변별력이 떨어지는 쉬운 출제 탓에 ‘물수능’ 논란까지 일면서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다는 점도 이들 지역의 전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기 학군 지역은 학원가도 발달해 재수생이 늘어나면 재계약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신규 전세 물건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포 주공 2·3단지를 비롯해 고덕 주공 2·4단지 등 강남권 아파트가 재건축에 따른 이주를 앞두고 있어 겨울방학 기간에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