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운석의 나이는 45억살…어떻게 계산했을까?
지난 3월 경남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사진)의 나이는 45억 살로 추정됐다.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도 실린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측정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서울대 연구팀은 우라늄·납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한 연대측정법으로 진주 운석의 나이가 45억9700만년에서 44억8500만년 사이라고 발표했다.

방사성 동위원소인 우라늄은 조금씩 붕괴하며 최종적으로 납으로 바뀌게 된다. 이때 동위원소의 양이 절반이 되는 시간은 항상 일정한데 이를 ‘반감기’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우라늄 235의 반감기는 약 7억년, 우라늄 238의 반감기는 약 44억년이다. 따라서 운석에 있는 우라늄·납의 양과 비율을 측정하면 나이를 알 수 있다. 1956년 미국의 과학자 클레어 캐머런 패터슨이 운석을 분석해 지구 나이가 45억4000만년이라고 밝혀냈을 때도 우라늄·납 연대측정법이 적용됐다.

이번 진주 운석의 우라늄과 납 성분 측정에는 ‘고분해능 2차이온 질량분석기’와 ‘초미세 2차이온 질량분석기’ 등의 장치가 쓰였다. 이 장치들은 고체 시료를 녹이거나 부수지 않고도 미세 이온빔을 이용해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정도 크기까지 시료를 측정·분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운석이 연구 가치가 있는 까닭은 태양계 초기의 상태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운석은 우주의 각종 원소가 그대로 뭉쳐진 ‘미분화운석’과 한 번 녹았다 굳어져 여러 성분이 나눠진 ‘분화운석’으로 구분된다. 진주 운석은 미분화운석이다. 45억년 전 초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운석은 대부분 소행성에서 오기 때문에 소행성 연구에는 필수적이다. 소행성을 연구하면 초기 태양계는 어떤 상태였는지, 태양과 행성은 어떻게 가스와 먼지가 뭉쳐져 만들어졌는지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