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오류 논란을 빚은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8번 문제를 놓고 법적 소송이 벌어질 전망이다. 복수정답 인정 여부에 따라 피해를 보는 학생이 나올 수밖에 없어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의심사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24일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영어 25번 문제는 복수정답으로 처리하더라도 전체 수험생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어 큰 파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생명과학Ⅱ 8번 문제는 당초 정답으로 제시된 (4)번을 선택한 수험생과 복수정답으로 거론되는 (2)번을 고른 응시자 간에 희비가 엇갈린다. 입시업체 이투스청솔은 복수정답이 인정되면 (2)번을 고른 약 66%의 수험생 표준점수가 0.2점 오르고 이 가운데 1만1000여명은 1점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4)번을 선택한 약 12%의 수험생과 기타 오답을 택한 나머지 수험생 등의 표준점수가 1~2점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기존 만점자의 표준점수 최고점도 당초 추정된 74점에서 73점으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등급의 경우에도 (2)번을 고른 수험생 가운데 4000명가랑은 한 등급씩 오르는 반면 (4)번 응답자와 나머지 오답자 가운데 3000여명은 등급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상위권에서는 (2)번을 고르지 않은 원점수 42~43점을 받은 수험생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원점수 37~38점을 받은 수험생은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떨어진다.

이에 따라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않으면 (2)번을 고른 수험생이, 복수정답을 인정하면 (4)번 응답자와 나머지 오답자들이 불리해졌다며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추정된다. 생명과학Ⅱ는 의대를 지원하는 수험생이 상당수 선택한 과목이어서 수시보다는 정시에서 더욱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또 많은 대학이 수학 B형과 과학탐구를 동일한 비율로 반영하는데 현재 수학 B형은 만점자 비율이 4%대로 예상되는 만큼 변별력이 떨어져 생명과학Ⅱ로 인해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