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한도 70%로 늘렸는데…초과 대출 이미 12조6000억
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담보인정비율(LTV) 70%를 초과한 대출이 6월 말 기준 약 12조6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8월부터 LTV 한도를 70%까지 늘렸지만, 이미 상당수의 주택담보대출이 규제 한도를 벗어나 있었다는 얘기다. LTV 완화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건전성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2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23조2460억원이었다. 이 중 LTV 70%를 초과한 대출은 12조5966억원으로 전체의 4%를 차지했다. LTV는 지난 8월 70%로 완화됐다. 그 전에 이미 이 기준을 넘어선 대출이 상당했다는 의미다. 70% 초과 대출 차주는 7만9296명, 1인당 대출액은 1억5885만원이었다.

LTV 70% 초과 대출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2조1833억원, 경기 7조4512억원, 인천 1조7032억원이었다. 수도권이 11조3377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대출금이 담보가치를 넘어선 ‘깡통주택’, 즉 LTV 100%를 초과한 대출도 6160억원에 달했다. 차주는 4803명이다. 90% 초과 100% 이하는 8448억원(5530명), 80% 초과 90% 이하는 2조5250억원(1만4904명), 70% 초과 80% 이하는 8조6108억원(5만4059명)이었다.

LTV가 70%를 넘어간 것은 해당 집값이 최초 대출 때보다 하락한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다 보니 본의 아니게 LTV가 70%를 넘겼다는 것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