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캠리가 출시되면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이 가격이다. 2.5 가솔린 XLE 모델은 3390만원, 2.5 하이브리드 XLE 모델은 4300만원, V6 3.5가솔린 XLE 모델은 4330만원에 각각 출시됐다. 이는 2년 전 7세대 모델 출시 때와 같고, 미국 현지 판매가보다 4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캠리 2.5 가솔린 XLE의 가격(최고 사양 기준)은 3만1370달러(약 3450만원)다. 한국 판매 가격과 엇비슷하다. 그러나 한국으로 수입돼 오는 캠리에는 접이식 사이드미러, 선루프 등 5~6개 옵션이 추가된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는 미국 현지에서 판매한다면 3만5000달러(약 3850만원)는 받아야 하는 최고 사양”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과 미국의 가격 차만 460만원이고, 여기에 물류비와 마진 등까지 감안하면 국내에선 최소 3900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급격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도요타의 미국 공장 입장에서 보면 차를 팔면 팔수록 환차손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가격까지 낮춘다는 것은 환차손과 할인손실을 둘 다 감내하겠다는 뜻이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도요타 사장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랜저와 파사트를 잡겠다”고 말했다. 캠리 2.5 XLE의 가격(3390만원)은 경쟁 차종인 쏘나타 2.4 풀옵션(2990만원), 그랜저 2.4(3024만원)와 비교했을 때 불과 400만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수입세단 1위인 폭스바겐 파사트 1.8 TSI(3450만원)보다는 약간 싸다. 그랜저와 파사트를 잡기 위해 미국 판매가격보다 낮게, 2년 전 가격으로 동결한 셈이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