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계제도는 세계적이지만 감독 시스템·내부 통제는 허술"
“한국 기업의 분식회계 사태는 제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금융당국과 기업 내부의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죠.”

미셸 프라다 국제회계기준(IFRS)재단 이사회 의장(사진)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2011년 IFRS를 조기 도입하는 등 회계 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문제의 원인은 금융당국과 기업 등 제도를 적용하는 쪽에서 찾는 게 맞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기업이 회계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금융당국과 내외부 감사인이 일관성 있게 감시할 경우 회계 투명성이 높아지고 분식사건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프라다 의장은 “조사기관에서 발표하고 있는 한국의 투명성 지표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평가는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 IFRS를 도입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재무제표를 익숙하게 접하고 신뢰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등 한국 기업들은 수많은 해외 자회사와 조인트벤처에 동일한 재무제표 형식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