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20세 창업 '최연소 사장'…아나운서 출신…과외강사하다 앱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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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빌 게이츠' 꿈꾸는 20대 캠퍼스CEO 3인
소니스트 김경태 사장, 17세 삼성 입사…직원만 15명
펠루 최윤진 사장, 취업돕는 음성앱 '데일리' 개발
수학코치 배병윤 사장, 서울대 학생벤처 네트워크 출신
소니스트 김경태 사장, 17세 삼성 입사…직원만 15명
펠루 최윤진 사장, 취업돕는 음성앱 '데일리' 개발
수학코치 배병윤 사장, 서울대 학생벤처 네트워크 출신
‘국내 최연소 벤처 최고경영자(CEO)’ 김경태 소니스트 대표는 오른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있었다. “어린 나이를 커버해 보려고 끼고 있어요. 그런데 반지효과가 쏠쏠합니다.” 22세의 김 대표는 직원 15명을 거느리고 있다.
‘전직 아나운서 출신 여성 CEO’ 최윤진 펠루 대표(29)는 ‘day.ly’란 글씨가 쓰인 빨간색 티를 입고 나왔다. “옷이 예뻐서 패션회사냐고 묻는데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음성앱 ‘데일리’를 서비스하고 있어요.” 펠루는 사람들의 가치를 높여 준다는 의미에서 ‘피플+벨루’에서 따왔다.
배병윤 수학코치 대표(28)는 서울대 학생벤처 네트워크 출신의 CEO다. 과외강사였던 배 대표는 공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의 필요성을 느껴 ‘스터디·수학코치’ 앱을 만들었다.
서울대 후문에 있는 연구공원 3층 로비에서 제2의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는 ‘20대 CEO 3인’을 만났다. 서울대 연구공원은 3년 미만의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현재는 33개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소프트웨어(SW) 핵심 인재들의 창업 지원을 위한 ‘캠퍼스CEO 발굴지원 사업’에 선정된 팀이다. 최 대표는 “지원금 5000만원이 마중물이 돼 여태껏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퍼스CEO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예비 창업자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66개팀을 선정해 기술 개발, 멘토링, 비즈니스 교육 등 맞춤형 창업 서비스를 제공했다.
▷창업하게 된 계기는.
△배병윤(배): 대학 1학년(2007년) 겨울방학 때 서울대 학생벤처 네트워크 가입이 계기였다. 1996년 문을 연 서울대 학생벤처는 누적 회원 수 398명에 지금까지 창업 기업은 52개다. 기업가치는 1조6110억원에 달할 정도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 등 쟁쟁한 선배들이 매주 목요일 후배를 위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이끌어 주는 게 특징이다.
△김경태(김): 17세(고2) 때 공모전 수상 덕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들어갔다. 18세(고3) 땐 국내 한 포털 회사에서 일할 기회도 얻었다. 포털사의 사내벤처 붐이 불던 2011년 사표를 던지고 나와 창업했다.
△최윤진(최): 한국외국어대 졸업 후 중국 CCTV에서 한국어 방송 아나운서를 했다. 친구와 채팅창에서 날씨알림 서비스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창업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김: 집에 가면 쫓겨날 것 같다. 전직 은행원인 아버지는 아직도 반대다. 삼성전자 퇴사 때 ‘10년만 지나면 넌 과장이고 친구들은 신입이 될텐데 왜 나오려고 하느냐’고 말렸다.
△최: 부모님은 처음엔 불안해 했지만, 회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에 공감하고 있다.
▷학생이자 CEO로서 일과는.
△김: 집은 부산, 회사는 대구, 학교는 구미 경운대다. 서울은 1주일에 3~4번 올라온다.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1시간 산책을 한 뒤 곧바로 대구 사무실로 간다. 월·목요일 이틀은 대구 사무실에 들렀다가, 다시 구미학교로 수업을 들으러 간다. 수업 후엔 다시 대구에서 업무를 본 뒤 밤 10시에 퇴근해 집에 오면 12시가 넘는다.
△최: 스타트업 사람들은 퇴근이 없다.
△배: 오전 10시30분 출근이다. (이 말에 김경태·최윤진 대표는 ‘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퇴근은 오후 8시. 오후 7시 이후에 퇴근하는 것은 무방하다. 주말과 ‘빨간 날’은 연락을 안 하는 게 원칙이다. 벤처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가정에서라도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창업가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언가.
△배: 끈기와 논리다. 소수가 함께 의견을 조절해야 하기에 상대의 생각을 들어줄 수 있는 끈기와 합의 과정을 도출할 수 있는 논리력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내 맘대로 안 된다고 ‘욱~’하는 성질이 안 나오도록 감정조절도 필요하다.
△최: 창업의 시작은 실행력이다. 많은 사람이 “어! 나도 그것 생각해 봤다”고 말한다. 세상은 행동하는 사람이 바꿔왔다. 3명이 1년 이상 공동창업을 유지했다. ‘당신이 나보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보다 이런 부분에서 잘하기 때문에’라는 신뢰로 일해왔다. 중문학 전공인데, 경영 언어와 개발 언어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외국어를 배우듯 개발 언어를 공부해야 개발자를 이해할 수 있다.
▷출시한 앱에 대한 반응은.
△배: 스터디코치 앱(실행시키면 공부하는 동안 다른 앱의 작동이 정지되도록 하는 앱)은 SNS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김: 시각 장애인용 내비게이션 ‘맵핑4 블라인드’는 현재 대구·구미 장애인연합회에서 사용 중이다. 다른 지역은 구글, 다음 로드뷰를 통해 신호등을 수집 중이다. 현재 142만건을 확인했다. 2400여개 공공기관의 입찰정보를 한눈에 볼수 있는 ‘스마트 비즈니스’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정부 기관들이 알림서비스를 해달라고 요청해 오기도 한다. 축구 슈팅게임 ‘펀펀 스포츠’도 곧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음성 관련 ‘불어서 잠금해제’ 특허도 갖고 있다.
△최: ‘데일리’는 취업에 필요한 뉴스, 어학, 상식, 전문지식, 책 등의 내용을 매일 짧게 요약해준다. 7개로 시작한 채널 수는 현재 30개를 넘었다. 어학 분야엔 인기 강사 문단열의 ‘99초 패턴회화’가 최고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뉴스 분야에선 하루에 5분 동안 사회, 경제, 정치 등 분야별로 이슈 기사를 말해주는 ‘뉴스 읽어주는 여자’도 있다. 출퇴근길 듣고 싶은 채널을 선택해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면 매일 새로운 음성 콘텐츠를 들을 수 있다.
▷앞으로 꿈과 비전은.
△최: 날마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스타트업 사람들에게는 감사한 일이다. 음성을 통해 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뭐든 하고 싶다.
△김: ‘20세 최연소 벤처 CEO’ 타이틀은 분명히 내년에 깨질 것이다. 그만큼 창업 도전에 대한 붐이 일어났으면 한다.
△배: 내년 수학코치 연매출 목표가 15억원이다. 대구의 8학군 수성구 등 지방을 중심으로 붐을 일으킬 것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전직 아나운서 출신 여성 CEO’ 최윤진 펠루 대표(29)는 ‘day.ly’란 글씨가 쓰인 빨간색 티를 입고 나왔다. “옷이 예뻐서 패션회사냐고 묻는데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음성앱 ‘데일리’를 서비스하고 있어요.” 펠루는 사람들의 가치를 높여 준다는 의미에서 ‘피플+벨루’에서 따왔다.
배병윤 수학코치 대표(28)는 서울대 학생벤처 네트워크 출신의 CEO다. 과외강사였던 배 대표는 공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의 필요성을 느껴 ‘스터디·수학코치’ 앱을 만들었다.
서울대 후문에 있는 연구공원 3층 로비에서 제2의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는 ‘20대 CEO 3인’을 만났다. 서울대 연구공원은 3년 미만의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현재는 33개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소프트웨어(SW) 핵심 인재들의 창업 지원을 위한 ‘캠퍼스CEO 발굴지원 사업’에 선정된 팀이다. 최 대표는 “지원금 5000만원이 마중물이 돼 여태껏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퍼스CEO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예비 창업자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66개팀을 선정해 기술 개발, 멘토링, 비즈니스 교육 등 맞춤형 창업 서비스를 제공했다.
▷창업하게 된 계기는.
△배병윤(배): 대학 1학년(2007년) 겨울방학 때 서울대 학생벤처 네트워크 가입이 계기였다. 1996년 문을 연 서울대 학생벤처는 누적 회원 수 398명에 지금까지 창업 기업은 52개다. 기업가치는 1조6110억원에 달할 정도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 등 쟁쟁한 선배들이 매주 목요일 후배를 위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이끌어 주는 게 특징이다.
△김경태(김): 17세(고2) 때 공모전 수상 덕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들어갔다. 18세(고3) 땐 국내 한 포털 회사에서 일할 기회도 얻었다. 포털사의 사내벤처 붐이 불던 2011년 사표를 던지고 나와 창업했다.
△최윤진(최): 한국외국어대 졸업 후 중국 CCTV에서 한국어 방송 아나운서를 했다. 친구와 채팅창에서 날씨알림 서비스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창업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김: 집에 가면 쫓겨날 것 같다. 전직 은행원인 아버지는 아직도 반대다. 삼성전자 퇴사 때 ‘10년만 지나면 넌 과장이고 친구들은 신입이 될텐데 왜 나오려고 하느냐’고 말렸다.
△최: 부모님은 처음엔 불안해 했지만, 회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에 공감하고 있다.
▷학생이자 CEO로서 일과는.
△김: 집은 부산, 회사는 대구, 학교는 구미 경운대다. 서울은 1주일에 3~4번 올라온다.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1시간 산책을 한 뒤 곧바로 대구 사무실로 간다. 월·목요일 이틀은 대구 사무실에 들렀다가, 다시 구미학교로 수업을 들으러 간다. 수업 후엔 다시 대구에서 업무를 본 뒤 밤 10시에 퇴근해 집에 오면 12시가 넘는다.
△최: 스타트업 사람들은 퇴근이 없다.
△배: 오전 10시30분 출근이다. (이 말에 김경태·최윤진 대표는 ‘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퇴근은 오후 8시. 오후 7시 이후에 퇴근하는 것은 무방하다. 주말과 ‘빨간 날’은 연락을 안 하는 게 원칙이다. 벤처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가정에서라도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창업가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언가.
△배: 끈기와 논리다. 소수가 함께 의견을 조절해야 하기에 상대의 생각을 들어줄 수 있는 끈기와 합의 과정을 도출할 수 있는 논리력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내 맘대로 안 된다고 ‘욱~’하는 성질이 안 나오도록 감정조절도 필요하다.
△최: 창업의 시작은 실행력이다. 많은 사람이 “어! 나도 그것 생각해 봤다”고 말한다. 세상은 행동하는 사람이 바꿔왔다. 3명이 1년 이상 공동창업을 유지했다. ‘당신이 나보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보다 이런 부분에서 잘하기 때문에’라는 신뢰로 일해왔다. 중문학 전공인데, 경영 언어와 개발 언어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외국어를 배우듯 개발 언어를 공부해야 개발자를 이해할 수 있다.
▷출시한 앱에 대한 반응은.
△배: 스터디코치 앱(실행시키면 공부하는 동안 다른 앱의 작동이 정지되도록 하는 앱)은 SNS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김: 시각 장애인용 내비게이션 ‘맵핑4 블라인드’는 현재 대구·구미 장애인연합회에서 사용 중이다. 다른 지역은 구글, 다음 로드뷰를 통해 신호등을 수집 중이다. 현재 142만건을 확인했다. 2400여개 공공기관의 입찰정보를 한눈에 볼수 있는 ‘스마트 비즈니스’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정부 기관들이 알림서비스를 해달라고 요청해 오기도 한다. 축구 슈팅게임 ‘펀펀 스포츠’도 곧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음성 관련 ‘불어서 잠금해제’ 특허도 갖고 있다.
△최: ‘데일리’는 취업에 필요한 뉴스, 어학, 상식, 전문지식, 책 등의 내용을 매일 짧게 요약해준다. 7개로 시작한 채널 수는 현재 30개를 넘었다. 어학 분야엔 인기 강사 문단열의 ‘99초 패턴회화’가 최고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뉴스 분야에선 하루에 5분 동안 사회, 경제, 정치 등 분야별로 이슈 기사를 말해주는 ‘뉴스 읽어주는 여자’도 있다. 출퇴근길 듣고 싶은 채널을 선택해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면 매일 새로운 음성 콘텐츠를 들을 수 있다.
▷앞으로 꿈과 비전은.
△최: 날마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스타트업 사람들에게는 감사한 일이다. 음성을 통해 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뭐든 하고 싶다.
△김: ‘20세 최연소 벤처 CEO’ 타이틀은 분명히 내년에 깨질 것이다. 그만큼 창업 도전에 대한 붐이 일어났으면 한다.
△배: 내년 수학코치 연매출 목표가 15억원이다. 대구의 8학군 수성구 등 지방을 중심으로 붐을 일으킬 것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