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가전제품 수입 판매
"소비자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모델하우스 등 돌며 선구안 키워
연간 3~4회 獨본사에서 회의, 한국형 제품 제안…반응 좋아
이 대표가 모델하우스를 누비기 시작한 것은 1992년 독일 밀레 가전제품을 수입하던 코미상사에 몸담으면서다. 그는 “당시만 해도 국내에 빌트인 가전이 들어오기 전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후 주방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빌트인 가전 시장은 계속 성장했다.
이 대표는 2000년 화인어프라이언스 창업 멤버로 참여하면서 더욱 열심히 모델하우스를 다녔다. 화인어프라이언스는 빌트인, 백화점, 가전양판점, 대형마트 등 다양한 경로로 지멘스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그의 핵심 업무이면서 가장 큰 고민은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미리 읽고, 어떤 제품을 수입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소비자에게 지멘스를 잘 알려야 하지만, 시장에서 어떤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아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트렌드와 어긋난 제품을 들여올 경우 실적 부진 리스크가 큰 만큼 매번 선택이 쉽지 않다.
그는 “남다른 선구안을 키우기 위해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며 건설업계 분위기는 물론이고 소위 잘나가는 주방 구조, 빌트인 시장 동향, 소비자 선호도까지 다각도로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이나 각종 전시회를 다니는 것도 업계 동향 파악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매년 서너 차례 직접 독일을 찾아 지멘스 본사 경영진과 회의한다. 이때는 모델하우스 방문을 통해 쌓은 현장 지식과 노하우가 빛을 본다.
그는 “한국 소비자의 성향에 잘 맞는, 그리고 요즘 건설시장 분위기에 어울리는 제품을 제안하고 주문한다”며 “이렇게 공들인 제품은 대부분 실제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빌트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그는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며 오히려 반겼다. 이 대표는 “앞으로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선보일 것”이라며 “내년 2월 내놓을 한국형 전기레인지가 그 신호탄”이라고 전했다.
이를 무기 삼아 최대 매출에 도전할 계획으로, 내년 목표 매출을 올해 매출 예상치 200억원보다 25% 많은 250억원으로 제시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