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본사 전경. / 사진제공=하나대투증권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본사 전경. / 사진제공=하나대투증권
"투자자들의 단골 질문은 '중국의 삼성전자는 어디냐'는 것입니다. 중국 본토 A주 종목들이 1990년대 초중반 당시 한국 기업들과 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답을 찾을 수 있죠."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본사 13층 해외증권팀 사무실의 전화는 쉴새없이 울렸다. 후강퉁 출범 일주일째, 투자자들은 빗장이 열린 중국 증시의 알짜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해외증권팀 부장(사진)은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책 한 권을 가져와 직접 펼쳐보였다. 하나대투증권에서 이날 막 발간된 '중국 주식시장 투자가이드'였다. 후강퉁 출범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26개 종목 정보가 빼곡히 들어있었다. 해외증권팀은 이들 종목을 바탕으로 24시간 중국 주식 관련 1대1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중국 주식 거래의 최전선에는 해외증권팀의 조 부장이 있다. 투자자는 물론 리서치센터를 포함한 타부서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위치다. 후강퉁 출범 후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조 부장을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본사에서 만났다.

◆"눈으로 확인한 기업 추천하는 게 원칙"…중국 증권사 전략적 제휴 예정

조 부장은 리서치센터에서만 18년간 몸을 담았다. 기업 분석부터 국내외 시황까지 두루 내공을 쌓은 조 부장은 지난해 하나대투증권의 해외증권 부문 강화를 위해 발탁돼 자리를 옮겼다.

현재 조 부장이 이끄는 해외증권팀은 미국 유럽 홍콩 등 해외 주식과 해외 선물 관련 거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후강퉁 출범을 전후로는 특히 중국 주식 거래에 역량을 쏟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을 통해 안정적인 실시간 위안화 환전시스템을 구축했으며, 1억달러(1100억원) 규모로 중국 본토 1등주에 투자하는 '본토 1등주랩'(가칭) 상품을 다음달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10월엔 중국 내수시장 1등주에 투자하는 '하나 중국1등주컬렉션' 상품을 출시해 한 발 앞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중국 시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나대투증권에서 중국 주식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는 해외주식 계좌를 개설해야 하며, 기존 미국 홍콩시장을 거래하는 해외주식 계좌를 보유한 경우 추가 계좌개설이 필요없다.

하나대투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하이파이브(Hi-Five)의 해외주식 종합화면에서 시세열람 및 주문이 모두 가능하다. 리서치센터의 후강퉁 추천 종목과 관련 리포트도 바로 열람할 수 있다.

"아무래도 종목 관련된 문의가 가장 많죠. 중국 본토 A주 종목이 568개나 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종목 선택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리서치센터에서 자신있게 엄선한 13개 종목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자료에 없는 종목을 문의할 경우, 블룸버그 등 해외 사이트를 통해 신용등급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커버리지(분석) 여부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하고 알려준다.

조 부장은 "해외증권팀의 모든 상담은 리서치센터의 분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부서간 협력과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며 "리서치센터에서의 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는 후강퉁 출범에 맞춰 중국 주식 전문 인력을 확충했다. 증권가 '중국통'으로 불리는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의 지휘 아래 총 5명의 연구원이 중국 증시를 전담하고 있다.

이들 연구원들과 조 부장은 후강통 출범 전부터 주기적으로 중국을 드나들고 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기업을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추천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종목 발굴을 위한 기업 탐방은 물론 애프터 서비스 차원에서도 고객을 대신해 꾸준히 중국 기업들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향후 중국 유력 증권사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어 현지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해외증권팀 부장.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해외증권팀 부장.
◆"90년대 한국 기업과 닮은 꼴 찾아라"…중국국제여행사·상해가화 '주목'

후강퉁 출범 첫 날 폭발적이던 반응이 둘째 날부터 미지근해진 데는 그동안 상하이 증시가 기대감 선반영으로 많이 오른 탓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상하이 증시에서 대형주의 비중이 크다는 점도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는 지적.

조 부장은 "상하이 종합거래소에선 금융 화학 에너지 철강 등 대형주가 70~80%를 차지한다"며 "이들 종목들은 국내 증시의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커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하나대투증권은 비교적 몸집이 작은 나머지 20~30%에서 알짜주를 선별하는 작업에 힘쓰고 있다. 조 부장은 중국국제여행사와 화장품업체 상해가화를 눈여겨봐야 할 종목으로 꼽았다. 중국의 여행, 화장품 시장은 성장 여력이 크고, 두 종목 모두 업계 내 최고 수준의 인지도와 규모를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조 부장은 "과거 한국 기업들의 사례와 비교해 비슷한 성장 과정을 밟을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며 "업종별로는 향후 중국 소비패턴의 고급화에 따른 성장이 예상되는 내수 소비주와 IT, 바이오헬스, 제약 등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모멘텀(상승 동력) 부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장기 분산 투자가 유리하다고도 강조했다.

"앞으로도 한국 증시는 해외 증시보다 퍼포먼스(성과)가 커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세금'을 내야한다는 점 때문에 해외주식 투자를 꺼려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보다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코 부담 요인이 아닙니다."

현재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다른 해외투자와 마찬가지로 매매차익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나머지 금액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하면 하나대투증권을 떠올리게 고 싶다"는 조 부장은 향후 중국 심천 거래소 개방까지 내다보며 중국 주식 부문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매매 시스템부터 리서치정보, 관련 상품까지 전분야에 걸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해외증권팀과 리서치센터는 물론 관련 부서들이 한 마음으로 뭉치겠다"고 얘기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