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화 따라 주력사업 바꾸며 성장
2차전지 전문조사기관 B3 발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리튬이온 ESS 시장에서 183.7㎿h(메가와트아워)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3.6%로 중국 BYD를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판매량(84.5㎿h)의 두 배 이상 실적을 올리면서 점유율도 20%를 넘어섰다. ESS는 상대적으로 요금이 싼 심야시간대에 전력을 비축해두거나 태양광, 풍력발전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해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BYD의 판매량은 117.9㎿h에 그쳐 15.2%의 점유율로 3위로 떨어졌다. 2위는 155.6㎿h의 판매량으로 점유율 20%를 달성한 LG화학이 차지했다. 삼성SDI와 LG화학을 포함한 한국 기업의 ESS 시장 점유율은 44.9%로 중국(22.6%)과 일본(15.2%)을 크게 앞서고 있다.
삼성SDI는 대용량 ESS를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단일 국가로 전력용 ESS 최대 시장인 중국 공략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이는 중이다. 박 사장은 지난 4일 차오런셴 중국 선그로 대표와 전력용 ESS 합자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본계약에 서명했다.
박 사장은 “합자사 설립을 시작으로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ESS 시장에서 최고 기업으로 앞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ESS 사업은 내년 하반기, 전기차용 배터리는 2016년부터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가 ESS 사업에 본격 진출한 것은 2011년으로, 사업 시작 3년 만에 글로벌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과거 브라운관을 만들던 이 회사는 2000년에 착수한 2차전지 사업도 10년 만인 2010년 업계 1위로 발돋움했고, 이후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리며 왕좌를 지키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형 리튬이온 2차전지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도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발전이 증가하고 세계 각국의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투자가 늘어날수록 ESS 수요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튬이온 ESS 시장은 올해 778㎿h에서 2020년 2055㎿h로 연평균 약 30%씩 성장할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