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창조경제 풀뿌리…'미생' 대박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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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이재문 PD '드라마 흥행 노하우' 대담
윤태호 "누구나 공감하는 작품이어야 성공"
이재문 "대기업 분위기 살리면서 배역 키워"
윤태호 "누구나 공감하는 작품이어야 성공"
이재문 "대기업 분위기 살리면서 배역 키워"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창조경제박람회’ 좌담회에 참석한 윤 작가는 “드라마에 굉장히 만족하고 (제작진에) 감사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제 작품을 위해 뛴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 작가는 “작품을 연출한 김원석 PD가 원작을 100번 넘게 봤다고 했다”며 “등장인물에 대한 궁금한 점을 정리해줬는데 상당히 밀도 있는 질문들이어서 작품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성공의 공을 드라마 제작진에 돌렸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7회까지 보내줬는데 시청자 입장에서 1회를 보고 싶어 일부러 안 봤어요. 다른 일정이 바빠 도와주지도 못했고요. 원작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작업하느라 고생했을 것 같아요.”
‘직장인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윤 작가는 미생을 연재하기 전부터 작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드라마(극)란 힘든 역경을 헤쳐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샐러리맨들이 일을 잘하려는 과정 역시 좋은 드라마가 된다고 봤어요.”
작품의 성공으로 취재가 수월해진 장점도 있지만 경계심도 갖게 됐다고 했다. “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가내수공업처럼 소박해야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고 성공한다고 제 일의 성격이 변해서는 안 되죠. 제 세계는 책상 위예요. 저는 그저 그 안에서 열심히 할 뿐입니다.”
윤 작가는 후배 작가들에게 “더 예민해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웹툰이 한국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는 만큼 사고의 폭과 깊이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 스스로 세계인이란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한국인이 아니라요. 전 세계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드라마에서 제작진이 상상력을 발휘한 부분은 캐릭터다. “원작에선 장백기와 안영이 비중이 크지 않아요. 대기업 한복판 느낌을 없애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배역을 키웠죠. 하지만 주요 사건을 묘사할 때 웹툰을 훼손하지 말자는 원칙을 세웠어요. 인물과 사건 가운데 양자택일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그때는 사건을 따라갑니다.”
윤 작가는 내년 3월 미생 시즌2 연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