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에만 10여년…再起 '골든타임'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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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기업가에게 다시 기회를
(3) 실패 비용 줄여라 <끝>
매년 폐업 80만~90만명…때 놓치면 자생력 상실
자금 지원·민간 투자 등 재창업 생태계 조성해야
(3) 실패 비용 줄여라 <끝>
매년 폐업 80만~90만명…때 놓치면 자생력 상실
자금 지원·민간 투자 등 재창업 생태계 조성해야
김위식 반석에스티씨 대표는 독자적인 냉간가공(낮은 온도에서 강철을 가공하는 방식) 기술을 앞세워 1981년 반석기공을 창업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거래처들의 잇따른 부도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폐업했다. 그가 재창업에 나서 반석에스티씨를 설립한 것은 그로부터 13년 뒤인 2012년이다. 잃어버린 신용을 회복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26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실패 비용 줄여야
김 대표는 “재기하려면 독자적인 기술력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신용을 회복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려 기술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며 “실패 비용을 줄이려면 신용회복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80만~90만명에 달하는 폐업 기업인(자영업자 포함)의 ‘실패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적절한 시점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녹영 중소기업청 재도전성장과장은 “일본처럼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면 기업가 정신 후퇴와 기업 실패로 사회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 실패를 사전에 예방하고 실패한 기업에 대해서는 패자부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창업자금 활용해 재기
김진일 케어손 대표는 자동차부품과 컴퓨터수치제어(CNC) 파이프밴딩기를 생산하는 공신엔지니어링을 1990년 창업했다. 1994년까지 매출 20억원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CNC컨트롤러 불량으로 대량 리콜 사태가 발생해 1995년 부도가 났다.
그가 재기에 나선 것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재창업자금 1억원을 지원받은 2011년이다. 제조업체를 경영했던 경험과 기계제작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마비·치매환자에게 특화한 욕창방지 기능을 추가한 환자용 전동침대를 개발,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전동침대는 CNC 공작기계에 비해 부품 수가 적고 구조가 간단하다”며 “부가가치가 있고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든 것이 재기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제조업은 5년 정도는 버텨야 명암이 드러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 대표가 도움을 받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자금 지원제도는 2010년 신설됐다. 한 번 실패한 기업인에게 최대 45억원(운전자금은 10억원)까지 빌려준다. 창업을 해본 사람들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한 해 동안 244명의 기업인이 총 406억원을 지원받았다. 정부는 재기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 연구개발(R&D)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실패 용인하는 분위기 필요”
실패한 기업인들의 재창업이 활발한 미국에서는 재창업자금 지원제도와 같은 정부 대책이 없다. 정책금융기관 등이 돈을 빌려주는 ‘대출’이 아니라 민간 자본이 사업성과 장래성을 판단하는 ‘투자’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엔젤투자자, 벤처투자자, 각종 펀드, 기업 인수합병(M&A) 등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일본에서는 중소기업재생지원협의회 같은 조직이 기업경영 상태를 진단, 컨설팅해주고 구조개선 자금을 알선하는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성 과장은 “실패 기업인들의 재도전 의욕을 높이고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실패한 기업인을 차별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김 대표는 “재기하려면 독자적인 기술력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신용을 회복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려 기술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며 “실패 비용을 줄이려면 신용회복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80만~90만명에 달하는 폐업 기업인(자영업자 포함)의 ‘실패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적절한 시점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녹영 중소기업청 재도전성장과장은 “일본처럼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면 기업가 정신 후퇴와 기업 실패로 사회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 실패를 사전에 예방하고 실패한 기업에 대해서는 패자부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창업자금 활용해 재기
김진일 케어손 대표는 자동차부품과 컴퓨터수치제어(CNC) 파이프밴딩기를 생산하는 공신엔지니어링을 1990년 창업했다. 1994년까지 매출 20억원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CNC컨트롤러 불량으로 대량 리콜 사태가 발생해 1995년 부도가 났다.
그가 재기에 나선 것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재창업자금 1억원을 지원받은 2011년이다. 제조업체를 경영했던 경험과 기계제작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마비·치매환자에게 특화한 욕창방지 기능을 추가한 환자용 전동침대를 개발,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전동침대는 CNC 공작기계에 비해 부품 수가 적고 구조가 간단하다”며 “부가가치가 있고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든 것이 재기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제조업은 5년 정도는 버텨야 명암이 드러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 대표가 도움을 받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자금 지원제도는 2010년 신설됐다. 한 번 실패한 기업인에게 최대 45억원(운전자금은 10억원)까지 빌려준다. 창업을 해본 사람들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한 해 동안 244명의 기업인이 총 406억원을 지원받았다. 정부는 재기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 연구개발(R&D)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실패 용인하는 분위기 필요”
실패한 기업인들의 재창업이 활발한 미국에서는 재창업자금 지원제도와 같은 정부 대책이 없다. 정책금융기관 등이 돈을 빌려주는 ‘대출’이 아니라 민간 자본이 사업성과 장래성을 판단하는 ‘투자’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엔젤투자자, 벤처투자자, 각종 펀드, 기업 인수합병(M&A) 등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일본에서는 중소기업재생지원협의회 같은 조직이 기업경영 상태를 진단, 컨설팅해주고 구조개선 자금을 알선하는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성 과장은 “실패 기업인들의 재도전 의욕을 높이고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실패한 기업인을 차별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