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강타한 逆오일쇼크…OPEC에 '精' 떨어졌다
글로벌 석유시장을 쥐락펴락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카르텔(담합)에 금이 가면서 유가가 급락,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가에 민감한 정·화·조(정유·화학·조선) 종목의 주가는 일제히 떨어졌다.

◆중국 효과 반납한 정·화·조

시장 강타한 逆오일쇼크…OPEC에 '精' 떨어졌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7%(1.31포인트) 하락한 1980.78에 마감했다. 이날 급락한 화학·정유·조선주가 6거래일 만에 나타난 내림세를 주도했다. 하락률 상위 종목은 대우조선해양(-7.66%·유가증권시장 하락률 3위), 한진중공업(-7.28%·4위), SK이노베이션(-6.64%·9위) 등 화학·정유·조선주가 도배하다시피 했다.

지난 21일 중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조치 이후 잠시 화색이 돌았던 정유·화학주는 이날 그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이 비축하고 있는 원유 재고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까닭에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10.8% 상승했던 SK이노베이션은 OPEC 회의를 전후한 4거래일 동안 12.99% 하락했다. 에쓰오일도 5.39% 떨어지며 중국 금리 인하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윤재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내리면 정유주의 4분기 이익이 줄어들고 화학주는 제품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다”며 “투자심리가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5.68%) 현대중공업(-4.26%) 현대미포조선(-5.88%) 등 조선주는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탓에 주가가 흔들렸다. 유가 하락은 태양광주에도 불똥이 튀었다. OCI는 6.28% 하락했고, 한화케미칼은 6.67% 떨어졌다.

◆운송주, 한국전력은 방긋

정·화·조가 울상을 지은 반면 항공주는 관심 종목으로 부상했다. 대한항공(4.74%), 아시아나항공(9.73%), 한진칼(7.93%) 등이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 항공주는 유가가 떨어질수록 원가 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종목으로 꼽힌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떨어지면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약 200억원 늘어나고 아시아나항공도 100억원 정도 이익이 개선된다”며 “화물 성수기인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유가 하락 효과까지 겹친다면 실적개선 효과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부수적으로는 항공권 가격의 10% 정도인 유류할증료가 떨어져 여객 수요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CJ대한통운(3.97%)과 한진해운(2.68%) 등 다른 운송주도 동반 상승했다. 한국전력(3.37%)도 유가 하락에 따른 발전연료비 절감 기대 덕에 상승했다.

이고운/김동욱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