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자사주 매입의 달
올 10월 이후에만 3조5000억원이 넘는 자사주 매입 결정이 나왔다. 7년 만에 자사주 매입을 재개한 삼성전자를 비롯 증시 간판 기업들이 잇따라 ‘주주가치 제고’를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2조1933억원)를 비롯 현대차(4490억원), 기아차(2209억원), 현대홈쇼핑(200억원) 등 20개 기업이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삼성중공업(2886억원)과 삼성증권(1047억원) 네이버(2650억원) 한화생명(1918억원) 등이 대거 물꼬를 튼 뒤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리노공업, 유아이엘, 제이브이엠, KG이니시스, 라이온켐텍, 오디텍 등 중소형주들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최근 두 달 동안에만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3조5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발표됐다.

연말에 간판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올 들어 주가 하락폭이 컸던 탓에 주가 방어를 비롯한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아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기업의 주주 중시 수단 중 하나로 평가된다. 또 자사주가 의결권은 없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 상황에서 우호세력에 넘겨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지주회사 전환에 활용될 수 있어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의미도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