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CC, 신윤복·김정희 등 미술품 400여점 소장·전시
오크밸리엔 코스마다 조각품
UFO 닮은 페럼클럽 클럽하우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작품'
![경기 광주의 남촌CC 클럽하우스 1층 ‘갤러리 남촌’에 국대호 작가의 작품 등 다양한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최만수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1411/AA.9335658.1.jpg)
국내 골프장들이 작은 갤러리로 변신하고 있다.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아 미술과 접목해 차별화·고급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남촌CC는 올 4월 유명 작가들의 판화 작품을 전시한 데 이어 지난달 7일부터 ‘남자의 방에서 만난 신사의 방’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남촌CC는 올해에만 여섯 차례의 기획전을 열었다.
![경기 여주 페럼클럽 클럽하우스 외부.](https://img.hankyung.com/photo/201411/AA.9336035.1.jpg)
이관재 갤러리 남촌 관장은 “해외에서도 골프장에 미술 작품을 접목하는 사례가 많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이런 시도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군포시 안양CC는 프랑스 화가 베르나르 뷔페의 ‘로즈’를 비롯 김병종 구성수 이기봉 등 국내 유명작가 작품까지 모두 50여점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로비에 설치된 미국 가구 작가 조지 나카시마의 원목 테이블과 의자는 수억원에 이른다.
한솔에서 운영하는 강원 문막의 오크밸리CC는 미술 애호가인 이인희 고문의 예술 작품 컬렉션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고문은 코스를 따라 유명 조각품을 설치하고 클럽하우스에는 화가들의 그림을 거는 등 골프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은 헨리 무어와 최만린의 조각품, 국내외 화가들의 회화, 도자기, 판화 등 100여점을 구비하고 있다.
대회 기간 골프장 전체를 ‘대형 갤러리’로 꾸미는 곳도 있다. 지난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넵스마스터피스가 열린 강원 홍천군 힐드로사이CC는 골프장을 캔버스 삼아 대형 설치 작품을 전시했다. 갤러리들은 대회를 관람하며 작품도 함께 감상했다. 주방가구 업체 넵스는 2009년 대회를 시작하면서부터 골프대회와 예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의 남자 라커룸에는 피카소의 판화 ‘파블로 피카소’, 여자 라커룸에는 샤갈의 판화 ‘로미오와 줄리엣’이 걸려 있다. 경기 가평의 아난티클럽서울은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 윤병락의 ‘가을향기’와 김기수의 ‘달’을 전시하고 있다.
클럽하우스 자체가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는 곳도 있다. 경기 여주시 헤슬리나인브릿지CC 클럽하우스는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시게 루반이 설계한 작품이다. 클럽하우스 안에는 제프 쿤스의 ‘풍선꽃’ 등이 전시돼 있다.
지난 6월 경기 여주 점동면에 개장한 퍼블릭 골프장 페럼클럽(18홀)의 클럽하우스는 거대한 UFO(미확인 비행물체)를 연상케 한다. 세계 4대 건축가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일본의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작품이다.
페럼클럽 측은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를 중시하는 안도는 물, 빛, 바람, 나무, 하늘 등을 건축물에 결합시키기로 유명하다”며 “원초적이자 기하학적으로 가장 완전한 모양인 원을 모티브로 클럽하우스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천=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