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경쟁률만 77대 1…'융합형 학과' 뜬다
두 가지 이상의 학문을 융합해 제3의 학문을 추구하는 이른바 ‘융합형 학과’가 인기다. 주요 대학이 앞다퉈 융합학과를 신설하거나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이들 학과의 수시입학 경쟁률이 최고 77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학생들의 지원이 몰리고 있다.

◆성균관대 BME학과 경쟁률 의대 다음

성균관대는 의료기기산업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BME)학과를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 신설, 내년 1학기에 첫 입학생을 받는다. BME는 의학과 공학을 융합한 것으로 해외에선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의료기기 사업에 투자하기로 한 삼성이 재단으로 있는 성균관대는 이 학과를 만들었다.

수험생의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 학과의 2015학년도 수시 논술우수전형 경쟁률은 77 대 1로 이 전형의 평균 경쟁률(55.51 대 1)보다 1.5배나 높았다. 21개 모집단위 중에서는 의예과(206.5 대 1) 다음이었다. 인기 학과인 소프트웨어학과(53.2 대 1)와 반도체시스템공학과(44.5 대 1)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다른 대학의 신설 융합학과도 평균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외국어대 LD(Language&Diplomacy)학과의 내년 논술전형 수시 경쟁률은 43.9 대 1로 이 전형의 평균 경쟁률(40.0 대 1)을 웃돌았다. 이 학과는 언어와 외교학을 집중 교육해 글로벌 외교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신설돼 올해 두 번째 신입생을 모집했다. 이 대학이 내년에 첫 신입생을 뽑는 LT(Language&Trade)학부도 같은 전형에서 35.3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화여대의 자유전공학부인 스크랜튼학부 내에 신설하는 뇌·인지과학전공의 일반전형 수시 경쟁률도 31.1 대 1로 평균보다 높았다. 이 전공은 뇌·인지과학 분야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인문과학 법학 교육학 의약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융합하는 게 특징이다.

◆4년 전액 장학금에 취업보장

융합학과 신설과 집중적인 육성 방침은 기존에 없던 제3의 학과를 통해 학교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들 학과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겐 그만큼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한양대는 앞으로 집중 육성할 7개 학과·학부를 통칭하는 ‘다이아몬드7’을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3개 학과·학부가 융합 관련 전공이다.

전자공학을 기반으로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함께 배우는 ‘융합전자공학부’, 경영학에 재무 회계 금융을 융합한 ‘파이낸스경영학과’, 법학에 행정학 국가 운영 등을 통합해 배우는 ‘정책학과’ 등이다.

이들 학과 입학생들에겐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고, 석·박사 과정에 진학하면 우선 선발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일부 학과는 산학협력 기업에 취업시켜 주기도 한다. 아주대도 군사정보통신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내년에 신설하는 국방디지털융합학과 학생들에게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해군과 협약을 맺어 졸업한 뒤 해군 장교로 임관할 수 있도록 우대하는 신설 융합학과도 등장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가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는 국방정보공학과는 졸업 후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치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해군 장교로 임관하게 된다.

윤희은/홍선표/오형주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