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치 1500억원 >계속기업가치 1100억원…팬택, 이달 중 새주인 못 찾으면 청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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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성공 여부가 생사 관건
스마트폰 시장 위축에 직격탄
벤처1세대 '오뚝이 신화' 끝나나
스마트폰 시장 위축에 직격탄
벤처1세대 '오뚝이 신화' 끝나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공개 매각이 한 차례 유찰된 가운데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새 주인을 찾아 생존할지, 청산 절차를 밟아 최후의 운명을 맞이할지 12월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매각 성공 여부에 생사 달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올해 초만 해도 팬택의 계속기업가치(3824억원)는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았다. 그러나 최근 실사 결과 뒤집혔다. 청산가치(1500억원)가 계속기업가치(1100억원)보다 크게 나온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택이 워크아웃 추진 중일 때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재 법정관리로 자금 지원이 동결됐고 경영권 매각도 한 차례 무산돼 청산가치가 더 높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에 이어 하반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반토막났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LG전자와 달리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팬택은 직격탄을 맞았다. 스마트폰을 거의 팔지 못해 매출이 급감하고 유동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통상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으면 법원은 회생 폐지 결정을 내린다. 채권자 의견수렴을 거쳐 회생 폐지가 최종 결정되면 법원의 파산 명령에 따라 각 채권자는 담보권을 행사한다. 부동산과 공장 등 자산은 경매 처분된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당장 회생 폐지하지 않고 팬택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시간을 줄 계획이다. 팬택의 국내 협력사가 550여개에 달해 파산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우려에서다. ‘1세대 벤처 신화’란 상징성도 크다.
법원 관계자는 “청산가치가 높은 회사라도 법원 재량으로 당장 회생 폐지하지 않고 인수합병(M&A)으로 생존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팬택과 매각주관사는 지난달 21일 공개 매각이 유찰됨에 따라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1세대 벤처 신화’ 끝나나
팬택은 위기의 순간에 늘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2007년 팬택은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2006년 불어닥친 모토로라 휴대폰 ‘레이저’ 열풍과 국내외 금융환경 악화로 2007년 4월 첫 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러나 팬택은 워크아웃 기간에도 발 빠르게 국내 스마트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선 LG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베가레이서’를 180만대 이상 팔아 20분기 가까이 흑자를 기록,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급부상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시장을 빼앗기는 등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팬택의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팬택은 인수자를 찾는 노력과 함께 스마트폰 재고 소진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15일 스마트폰 ‘베가아이언2’ 출고가를 78만3200원에서 35만2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어 신제품 ‘베가 팝업 노트’를 출고가 35만2000원에 내놨다. 최신 스마트폰 가격을 삼성전자 제품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책정한 것이다.
순환 유급휴직제도 시행하고 있다. 9~10월엔 직원 30%가, 11~12월엔 50%가 휴직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급휴직을 시행하면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온다. 팬택 직원은 1600여명이다.
전설리/안대규 기자 sljun@hankyung.com
◆매각 성공 여부에 생사 달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올해 초만 해도 팬택의 계속기업가치(3824억원)는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았다. 그러나 최근 실사 결과 뒤집혔다. 청산가치(1500억원)가 계속기업가치(1100억원)보다 크게 나온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택이 워크아웃 추진 중일 때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재 법정관리로 자금 지원이 동결됐고 경영권 매각도 한 차례 무산돼 청산가치가 더 높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에 이어 하반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반토막났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LG전자와 달리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팬택은 직격탄을 맞았다. 스마트폰을 거의 팔지 못해 매출이 급감하고 유동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통상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으면 법원은 회생 폐지 결정을 내린다. 채권자 의견수렴을 거쳐 회생 폐지가 최종 결정되면 법원의 파산 명령에 따라 각 채권자는 담보권을 행사한다. 부동산과 공장 등 자산은 경매 처분된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당장 회생 폐지하지 않고 팬택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시간을 줄 계획이다. 팬택의 국내 협력사가 550여개에 달해 파산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우려에서다. ‘1세대 벤처 신화’란 상징성도 크다.
법원 관계자는 “청산가치가 높은 회사라도 법원 재량으로 당장 회생 폐지하지 않고 인수합병(M&A)으로 생존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팬택과 매각주관사는 지난달 21일 공개 매각이 유찰됨에 따라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1세대 벤처 신화’ 끝나나
팬택은 위기의 순간에 늘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2007년 팬택은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2006년 불어닥친 모토로라 휴대폰 ‘레이저’ 열풍과 국내외 금융환경 악화로 2007년 4월 첫 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러나 팬택은 워크아웃 기간에도 발 빠르게 국내 스마트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선 LG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베가레이서’를 180만대 이상 팔아 20분기 가까이 흑자를 기록,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급부상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시장을 빼앗기는 등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팬택의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팬택은 인수자를 찾는 노력과 함께 스마트폰 재고 소진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15일 스마트폰 ‘베가아이언2’ 출고가를 78만3200원에서 35만2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어 신제품 ‘베가 팝업 노트’를 출고가 35만2000원에 내놨다. 최신 스마트폰 가격을 삼성전자 제품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책정한 것이다.
순환 유급휴직제도 시행하고 있다. 9~10월엔 직원 30%가, 11~12월엔 50%가 휴직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급휴직을 시행하면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온다. 팬택 직원은 1600여명이다.
전설리/안대규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