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 미공개정보' 이용 펀드매니저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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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담당자, 유상증자 정보 '카톡'으로 흘려
정보 받은 펀드매니저, 매도로 손실 회피
증선위 "검찰 고발"…소액주주 피해 불가피
정보 받은 펀드매니저, 매도로 손실 회피
증선위 "검찰 고발"…소액주주 피해 불가피
유상증자 정보를 기관투자가에 미리 알려준 코스닥 게임업체 게임빌의 기업설명회(IR) 담당자와 이를 이용해 대규모 손실을 회피한 H자산운용 펀드매니저가 금융당국 조사에서 적발됐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은 오는 3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이들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또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다른 불법 거래가 많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카톡’에 덜미 잡힌 펀드매니저
당국은 그동안 ‘상장사 IR 담당자→증권사 애널리스트→기관투자가(펀드매니저)’로 이어지는 불공정거래 고리를 주시해 왔지만 기관투자가들은 번번이 법망을 피해갔다. ‘2차 정보 수령자’라는 이유에서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회사 내부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제공한 사람과 1차 정보수령자만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엔 펀드매니저가 직접 미공개정보를 취득한 정황이 포착됐다. 당국 관계자는 “게임회사 IR 담당자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으로 H자산운용 매니저에게 유상증자 정보를 직접 건넨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게임빌의 IR 담당자로부터 들은 정보를 기관투자가들에 흘려 손실 회피를 도운 N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혐의도 포착됐다.
이런 불공정거래는 지난해 6월 발생했다. 이 게임회사는 작년 6월12일 장 마감 후 9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가가 전일 종가 대비 15% 정도 할인됐기 때문에 악재성 정보였다. 주가는 이미 장중에 급락세를 보이더니 14.91% 하락한 9만5300원에 마감했다. 유상증자 정보를 미리 들은 기관투자가들이 23만3232주(222억원)를 순매도해서다.
기관투자가들이 내놓은 주식을 받아간 개인투자자만 큰 손실을 봤다. 이튿날인 13일엔 주가가 12.49% 급락했고, 17일에도 6.24% 하락했다.
◆개미들만 피해 보는 증시 ‘검은 관계’
상장사 IR 담당자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에게 중요한 회사 정보를 공시 전 귀띔해 주는 관행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증권업계의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이 같은 관행은 공정공시 제도를 위반하는 것은 물론 소액주주의 피해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 9월 출범한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앞서 실적 정보를 유출한 CJ E&M, NHN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유상증자 사전 정보를 유출한 게임빌 직원까지 줄줄이 조사에 나선 배경이다.
증권업계의 ‘검은 관계’는 매니저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직원과 기관투자가들이 금품을 받고 현대EP의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가 검찰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덜미가 잡힌 게 단적인 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불공정거래를 근절하려면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직원 간 검은 관계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며 “내부자 거래 등 금융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선 미국처럼 처벌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카톡’에 덜미 잡힌 펀드매니저
당국은 그동안 ‘상장사 IR 담당자→증권사 애널리스트→기관투자가(펀드매니저)’로 이어지는 불공정거래 고리를 주시해 왔지만 기관투자가들은 번번이 법망을 피해갔다. ‘2차 정보 수령자’라는 이유에서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회사 내부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제공한 사람과 1차 정보수령자만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엔 펀드매니저가 직접 미공개정보를 취득한 정황이 포착됐다. 당국 관계자는 “게임회사 IR 담당자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으로 H자산운용 매니저에게 유상증자 정보를 직접 건넨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게임빌의 IR 담당자로부터 들은 정보를 기관투자가들에 흘려 손실 회피를 도운 N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혐의도 포착됐다.
이런 불공정거래는 지난해 6월 발생했다. 이 게임회사는 작년 6월12일 장 마감 후 9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가가 전일 종가 대비 15% 정도 할인됐기 때문에 악재성 정보였다. 주가는 이미 장중에 급락세를 보이더니 14.91% 하락한 9만5300원에 마감했다. 유상증자 정보를 미리 들은 기관투자가들이 23만3232주(222억원)를 순매도해서다.
기관투자가들이 내놓은 주식을 받아간 개인투자자만 큰 손실을 봤다. 이튿날인 13일엔 주가가 12.49% 급락했고, 17일에도 6.24% 하락했다.
◆개미들만 피해 보는 증시 ‘검은 관계’
상장사 IR 담당자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에게 중요한 회사 정보를 공시 전 귀띔해 주는 관행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증권업계의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이 같은 관행은 공정공시 제도를 위반하는 것은 물론 소액주주의 피해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 9월 출범한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앞서 실적 정보를 유출한 CJ E&M, NHN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유상증자 사전 정보를 유출한 게임빌 직원까지 줄줄이 조사에 나선 배경이다.
증권업계의 ‘검은 관계’는 매니저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직원과 기관투자가들이 금품을 받고 현대EP의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가 검찰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덜미가 잡힌 게 단적인 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불공정거래를 근절하려면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직원 간 검은 관계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며 “내부자 거래 등 금융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선 미국처럼 처벌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