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간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12월1일부터 가동된다. 은행이 ‘원화→달러화→위안화’ 등 두 번의 환전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게 돼 개인에게 적용하는 환전 수수료도 낮출 수 있다.

30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부터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운영에 들어간다.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원·위안 직거래 시장은 원·달러 시장처럼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개장한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는 은행 증권 등 64개 외국환 금융회사의 매매 주문을 체결하는 중개시스템을 구축했다. 거래 최소 규모는 100만위안이다.

기본적으로 원·달러 시장과 별 차이가 없지만 과거 원·엔 직거래 시장이 거래 부족으로 유명무실해진 점을 감안해 ‘시장조성자 제도’를 뒀다. 시장조성자로 선정된 금융회사는 매매가 잘 이뤄지도록 호가를 지속적으로 내야 한다. 시장조성자로는 신한·우리·기업·산업·한국스탠다드차타드·씨티·외환 등 7개 국내 은행과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맡은 중국 교통은행, 공상·도이치·JP모간체이스·홍콩상하이 등 5개 외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이 지정됐다.

현재 개인이나 기업은 은행에서 원화를 위안화로 직접 바꿀 수 있지만 은행 간 원·위안화 거래는 드물다. 은행 간 거래를 하려면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팔아 미국 달러화를 산 뒤, 그 달러화를 다시 홍콩 같은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로 바꾸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수출입 물량과 위안화에 대한 수출기업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위안화 유동성이 아직 풍부하지 못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는 대 중국 무역액의 1.2% 수준인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20%까지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