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장원준
뜨겁게 달아올랐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막바지에 이른 분위기다. FA를 신청한 19명 중 13명이 계약을 마쳤다. 이들의 몸값 총액은 555억6000만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지난해의 523억5000만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FA선수 6명이 아직 팀을 찾지 못한 가운데 64명의 선수가 각 구단에서 방출돼 새 길을 찾게 됐다.

◆큰돈 쓴 SK 두산 한화

大魚들 '빅딜' 끝낸 FA시장…13명 몸값 555억 '역대 최고'
FA 최대어로 꼽혔던 좌완 장원준(29)은 지난 29일 4년 84억원의 조건에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SK 잔류를 택하며 역대 FA 최고액을 기록한 내야수 최정(27)의 4년 86억원보다 적지만 삼성 윤성환의 4년 80억원을 넘어선 역대 FA 투수 최고 금액이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세 선수가 80억원 이상의 ‘빅딜’을 마치면서 FA시장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이번 FA 시장에서 SK, 두산, 한화는 새 감독들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SK는 최정과 김강민(31)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최정, 김강민 두 선수에게만 142억원을 쏟아부었다. 에이스 김광현(26)이 미국 진출을 앞둔 가운데 타선에서도 구멍이 생기면 팀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새로 SK 사령탑에 오른 김용희 감독도 한숨을 돌렸다.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두산은 장원준을 영입하며 마운드를 강화했다. 두산은 내년 시즌 오른손 선발 더스틴 니퍼트·노경은과 왼손 선발 장원준·유희관으로 안정적인 투수진을 꾸릴 수 있게 됐다.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한화는 왼손 불펜 투수 권혁(31)을 잡으며 최대 약점이었던 마운드를 보강했다.

반면 FA 시장에서 장원준·김사율·박기혁을 모두 놓친 롯데는 단장 사퇴, 감독 경질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력 약화도 불가피해졌다. 롯데는 무리하게 선수를 영입하기보다 내부 육성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김동주 류택현 등 방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5년도 구단별 보류선수(재계약 선수) 553명의 명단을 30일 각 구단에 공시했다. 여기서 빠진 64명의 선수는 새 길을 찾게 됐다. 이들은 테스트를 거쳐 다른 구단에서 자리를 찾거나 은퇴를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38)다. 김동주는 선수 생활 연장을 희망하고 있지만 영입 의사를 나타낸 팀이 아직 없다. 롯데에서 재계약 대상 선수로 분류되지 않은 장성호와 LG에서 방출된 임재철은 각각 KT, 롯데에 입단하기로 합의했다. SK에서 방출된 불펜 투수 임경완은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아 내년 시즌 한화에서 뛴다.

KIA는 외국인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를 비롯해 투수 5명, 야수 7명 등 12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삼성에서 대주자와 백업 포수로 활약하던 강명구와 채상병은 전력분석원, 코치로 새 인생을 개척한다. LG도 베테랑 투수인 김선우와 류택현을 방출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